5년 만에 탄생한 토종 득점왕이다.
김신욱(27·울산)은 지난달 28일 부산전에서 18호골을 신고, 이튿날 포항전에 나선 경쟁자 아드리아노(FC서울·15골)가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0년 인천에서 뛴 유병수(현 로스토프) 이후 명맥이 끊긴 토종 킬러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막판 부상으로 쓰러진 뒤 한동안 절치부심했던 김신욱은 후반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떨치며 개인 득점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울산이 치른 리그 38경기에 개근할 정도로 꾸준한 활약과 팀을 위해 헌신하는 특유의 마음가짐이 새 역사 창조의 밑거름이 됐다.
김신욱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 한해 동안 못해 볼 경험들을 정말 많이 했다. 아마 올 시즌을 다시 시작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선물 받았지만, 부상이라는 시련도 얻었다"며 "힘든 시간이었지만, 남들보다 더 노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9월까지만 해도 내가 득점상을 받을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웃은 뒤, "2013년에도 후보에 있었지만, 상은 받지 못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동료들의 헌신 덕에 수상의 영광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공을 돌렸다. 또 "이제는 윤정환 감독님의 축구를 100% 이해했다. 구단이 좋은 성적을 이어가는 와중에 시즌을 마무리 하게 되어 너무나 아쉽다"고 드러내기도 했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득점 장면을 두고는 "페널티킥을 놓쳤다가 93분에 골을 넣었던 대전전, 세리머니상을 받았던 인천전 득점이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득점왕에 오른 김신욱 앞에는 새로운 과제가 놓여 있다. 브라질월드컵 뒤 기회를 잡지 못했던 대표팀에서의 활약, 오랜 꿈인 해외 진출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김신욱은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더라"며 "울산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대표팀과 해외 이적 모두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