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당시 삼성 류중일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이 서로 인연이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류 감독은 "김태형 감독과는 공교롭게도 함께 생활한 적이 없다. 코치 때 인사하고 팀 이야기를 하는 정도였다"면서 "김 감독이 골프를 잘 친다고 하더라.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스포츠조선에서 하는 야구인골프대회에서 한번 붙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야구에서 이긴다면 골프는 져도 된다"라며 위트있게 대답했다. 류 감독은 야구계에서도 골프 고수로 통한다. 감독으로 부임하자 마자 첫 우승을 했던 2011년엔 스포츠조선 야구인골프대회에서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한 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김 감독도 골프와 인연이 깊다. 그동안 숨은 재야 고수로 활약했었다. SK 코치였던 지난 2012년 대회 때는 야구인골프대회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는 휴식일 골프 라운드를 했고, 이글을 기록했는데 그 기운이 우승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두 사령탑이 골프를 통해 진정한 고수를 가리는 시간이 왔다. 스포츠조선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동 주최하는 야구인 골프대회가 30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린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4회째를 맞은 야구인 골프대회는 프로야구 역사와 함께하며 야구인들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프로야구 10개구단의 감독과 코치, 선수, 프런트는 물론 원로 야구인과 KBO 임직원, 심판위원, 언론인 등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우의를 다지는 화합의 자리다. 공 하나 하나에 박수치고 탄식을 뱉어야 했던 치열한 승부를 잠시 뒤로 하고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자리가 펼쳐진다.
류 감독, 김 감독과 함께 넥센 염경엽 감독이 한 조에 배치됐다. LG 양상문 감독과 KIA 김기태 감독, 롯데 신임 조원우 감독도 골프 대결을 펼치며 그라운드에서는 못했던 얘기들을 나누게 됐다. 선수들도 시원한 샷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두산 유희관과 노경은, 한화 정근우가 한 조에서 라운드를 한다. 또 28일 KIA와 4년간 36억원의 FA 계약을 한 이범호와 김주찬 윤석민도 같은 조에서 팀워크를 다진다.
이번 대회는 오전 9시30분 전 홀에서 동시에 티오프하는 샷건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숨겨진 12개 홀에서 개인 핸디캡을 부과해 순위를 매기는 '신페리오'방식으로 순위를 가린다. 대회 종료후 우승, 메달리스트, 준우승, 3위, 롱기스트, 니어리스트, 행운상 등을 시상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