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호는 29일 호주전에서 승리를 노렸다. 정확히 말하면 '승리를 통한 자신감 충전'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승리에 실패했다. 0대1로 졌다.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해볼만하다는 희망이었다. 호주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로 17위인 한국보다 높다. 2007년부터 3회 연속 FIFA 여자월드컵 8강에 오른 강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는 2010년 우승, 2006년과 2014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 경기 전까지 호주와 13번 맞붙었다. 2승1무10패로 절대 열세였다. 그래도 이날 맞대결에서는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때문에 경기 후 윤덕여호 선수들은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아(현대제철)는 "호주는 충분히 해볼만한 팀"이라고 총평했다. 이날 이민아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소속팀과 달리 수비쪽에 치중했다. 낯선 포지션이었다. 그래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허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호주 선수들이 체격적으로 유리해 불편한 경기였다"면서도 "후반 들어 호주 선수들은 체력이 하락했다. 우리의 빠른 패스가 통했다. 다음에 만난다면 해볼만한 팀"이라고 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도 마찬가지였다. 지소연은 "전반에는 많이 밀렸지만 후반에는 우리 패턴으로 갔다"며 "선수들 모두 조금만 발전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내년 2월 큰 도전에 나선다. 일본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에 출전한다. 한국을 비롯해 6개국이 풀리그를 치른다. 상위 2개팀이 올림픽에 나간다. 한국은 북한-일본-호주-중국-베트남 순으로 맞붙는다. 초반부터 강팀과 대결한다. 윤덕여 감독은 "초반에 약팀과 붙어서 상승세를 탔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달랐다. 자신감이 넘쳤다.
전가을(현대제철)은 "대진 순서에 좋고 안 좋고는 없다. 한국도 다른 팀들에게 껄끄러울 것"이라며 "어차피 풀리그다. 무조건 만나야하는 상대들이다. 정신무장하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지소연 역시 "어차피 만나야할 상대를 먼저 만나는 것일 뿐"이라며 "매 경기가 결승이라고 생각하겠다. 올림픽에 못나가봤는데 꼭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