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충격적인 결과를 옆에서 지켜본 황재균, 과연 어떤 것이 정답일까.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포스팅을 한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어느 팀도 포스팅에 응찰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전해들었다.
롯데는 손아섭과 황재균이 나란히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한 팀에서 한 시즌 한 명의 선수만이 해외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는 KBO의 규약에 따라 손아섭의 포스팅을 먼저 실시했다. 만약, 손아섭의 미국행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황재균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손아섭이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황재균의 포스팅을 막무가내로 신청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현재 손아섭과 황재균은 나란히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있다. 23일 입소했다. 롯데는 손아섭을 안정시키는 한편, 황재균에게도 약속한대로 의사를 물었다. 황재균도 이런 냉혹한 시장의 상황을 알았기에 신중한 판단을 해야 했다. 부대의 협조로 황재균의 의사를 물은 결과, 황재균은 포스팅 절차를 밟길 원한다고 했다.
구단도 선수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필요한 서류를 갖춰 곧 KBO에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황재균의 경우, 손아섭과 다른 결과물을 받아들 수 있을까. 물론, 포지션이 다르고 시장 상황이 다르다. 현재 메이저리그 외야수 포지션에는 FA 자원들이 넘쳐나는 반면 3루수쪽은 자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황재균의 경우 손아섭에 대한 가혹한 평가는 자신에게까지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해보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포스팅 신청은 매우 위험하다. 자신에게 심리적 충격이 갈 수도 있고, 이 포스팅 신청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든 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또, 위에서 포지션에 대해 언급했지만 손아섭 참사가 단순 포지션 문제를 넘어 한국야구 전체의 수준을 평가받은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선수 입장은 당연히 이해가 간다.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를, 아무 것도 해보지도 못하고 날리기 아까울 것이다. 그래서 황재균의 도전을 두고 뭐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향후 결과가 장밋빛 만은 아니라는 점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