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학원물의 정석은 브로맨스다.
KBS2 월화극 '발칙하게 고고'가 10일 종영했다. '발칙하게 고고'는 열등생들의 댄스 동아리 리얼킹과 우등생들의 응원부 백호가 치어리딩부로 통폐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원근-정은지-지수의 삼각관계, 악녀 채수빈의 만행, 이시대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현주소 등이 유쾌 발랄하게 그려지며 1020대 시청층의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빛을 발했던 코드는 바로 이원근과 지수의 브로맨스다.
극중 김열(이원근)과 서하준(지수)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다. 비록 김열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엄친아이고, 서하준은 성적 지상 주의에 폭력적이기까지 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신비주의 소년이지만 두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진한 우정을 쌓아왔다.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서로만을 의지하며 지내왔기 때문. 어릴 때부터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려주자"고 약속하기도 했을 정도다. 비록 이들 모두 강연두(정은지)를 좋아하게 되면서 갈등을 겪긴 했지만 브로맨스는 여전했다.
김열은 성적을 비관해 자실 시도를 한 서하준 곁을 지켜줬다. 또 비밀 보장을 약속했다. 권수아(채수빈)에게 이용당한 것을 알고 폭주한 서하준을 막은 것 역시 김열이었다. 이렇게 끈끈한 사이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도 예사롭지 않았다. "또 너를 잃을까 두려웠다", "이 악물고 버티잖아 너 때문에…"라는 등의 심상치 않은 대화가 이어졌다.
더욱이 이원근과 지수의 연기 호흡이 좋았다. 두 사람 모두 풋풋한 마스크와 시원시원한 연기력으로 케미 부스터를 달았다. 이런 모습은 마치 '학교 2014'의 이종석 김우빈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학교 2014'에서 이종석과 김우빈은 오해 때문에 멀어졌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사이로 등장했다. 오해를 풀고난 뒤 다시 마음을 연 이들의 브로맨스는 수많은 여성팬들의 심장을 저격했고, 이 작품을 통해 이종석과 김우빈 모두 초절정 스타덤에 올랐다. 물론 이들과 '발칙하게 고고'의 캐릭터나 설정 자체는 다르다. 하지만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손발 오그라들지 않는 브로맨스를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이원근과 지수 역시 '학교' 시리즈 레전드 스타로 남은 이종석 김우빈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거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발칙하게 고고' 후속으로는 '오 마이 비너스'가 방송된다. '오 마이 비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헬스 트레이너 남자와 얼짱에서 몸꽝으로 역변한 여자 변호사가 만나 다이어트를 하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헬스 힐링 로맨틱 코미디다. 신민아 소지섭이 주연을 맡았으며 16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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