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7·치차리토)가 '분데스리가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치차리토는 7일(한국 시각)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쾰른 전에서 1골을 추가했다. 이로써 치차리토는 레버쿠젠 이적 이후 총 17경기 12골(리그 4, 포칼컵 2, 유로파 4, A매치 2)을 터뜨렸다.
오래 몸담았던 맨유를 떠난 치차리토는 레버쿠젠 이적 초기에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올시즌 레버쿠젠이 손흥민(23·토트넘)이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리그 8위로 내려앉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위협적인 문전쇄도는 로저 슈미트 감독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확고한 자리를 잡자 득점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치차리토는 지난달 21일 AS로마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이후 슈투트가르트, 볼프스부르크, 로마 등을 상대로 6경기 연속골(8골)을 터뜨리고 있다. 소속팀 레버쿠젠이 최근 공식전 3연패를 하는 와중에 더욱 희망의 빛으로 떠오른 셈이다.
일이 이렇게 되니 아쉬운 것은 전 소속팀 맨유다. 맨유는 지난 여름 로빈 판 페르시와 라다멜 팔카오, 치차리토를 잇따라 팀에서 내보내면서도 새로운 공격수를 보강하지 않았다. 우려했던 웨인 루니의 노쇠화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맨유의 공격력은 EPL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일 앤서니 마샬이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더욱 아찔한 결과가 됐을 것이다.
더구나 현재 맨유 공격진의 약점은 루니와 마샬 외에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반면 치차리토는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라는 세계 최고 명문팀에서도 탁월한 골 결정력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다. 치차리토 특유의 순간적인 침투와 감각적인 마무리는 지금 맨유 공격진에 꼭 필요한 능력들이다.
치차리토는 판 할 감독의 계획에 미포함된 선수였다. 2시즌 연속 제대로 된 기회를 받지 못한 채 레알 마드리드로, 레버쿠젠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분데스리가로의 과감한 이적은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치차리토는 빈곤한 공격력에 속 끓이는 판 할 감독의 잘못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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