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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키 떠나는 다저스의 FA 보강책과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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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그레인키는 과연 LA 다저스와 재계약할까.

그레인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와의 남은 3년 계약을 해지하고 FA를 선언했다. 올 정규시즌서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의 사이영상급 성적을 낸 만큼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할 것이다. 일단 다저스는 그레인키에게 1년 1580만달러에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를 제시했다. 그레인키가 이를 받아들이면 다저스에 잔류하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

결국 그레인키는 오픈된 시장에 나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마음에 드는 구단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계약기간과 금액이 관건이 될 전망. 올해 32세인 그레인키는 6년 이상의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년간 콜로라도 로키스 단장을 지낸 MLB.com의 칼럼니스트 댄 오다우드는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끌 선수로 그레인키를 꼽으며 7년간 1억7500만~2억달러를 그의 몸값으로 예상했다. ESPN의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FA 순위에서 그레인키를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에 이어 2위에 올렸다.

그레인키를 데려가고 싶어하는 팀은 많다. LA 타임스는 8일 '제이크 아리에타와 존 레스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카고 컵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워싱턴 내셔널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애미 말린스가 그레인키를 영입할 수 있는 후보'라고 전망했다. 칼자루는 그레인키가 쥐고 있는 셈이며, 정황상 다저스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그레인키가 빠지면 올해 풀타임으로 활약한 다저스 선발투수로는 클레이튼 커쇼와 알렉스 우드만 남는다. 다저스의 스토브리그 우선순위가 선발투수 보강일 수 밖에 없다. 이번 FA 시장에는 굵직한 선발들이 적지 않다. 데이빗 프라이스, 쟈니 쿠에토, 조던 짐머맨 등 에이스급 투수들 말고도 마르코 에스트라다, 덕 피스터, 요바니 가야르도, 스캇 카즈미어, 존 래키, 제프 사마자, 마이크 리크 등 검토할 수 있는 FA 선발이 한둘이 아니다.

다저스는 어차피 2억달러에 육박하는 그레인키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FA 선발투수중 에이스급 한 명은 데려와야 한다. 그레인키의 대안은 프라이스와 쿠에토이다. 이들 역시 수요가 높고, 원하는 조건도 까다롭다. 다저스가 이들의 조건을 들어주려면 그레인키 못지 않은 몸값을 준비해야 한다. 오다우드는 프라이스의 예상 몸값을 7년 1억7500만달러, 쿠에토는 5년간 1억1000만~1억2000만달러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저스는 거물급 FA 한 명보다는 중간급 FA 2명을 데려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다저스는 3~4선발급인 우드와 맷 라토스를 데려온 적이 있다.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이번에도 그레인키나 프라이스에 들일 돈을 가야르도와 에스트라다 2명에게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다저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류현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3선발로 완벽하게 돌아와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지난 5월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2년여간 괴롭혀온 통증의 근본 원인을 없애고자 수술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류현진이 받은 수술은 사실 완벽한 재기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어깨 와순 수술 후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다저스도 이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LA 타임스도 '이번 FA 시장에는 선발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다저스는 그레인키와 재계약하더라도 수준급 선발 한 명 정도는 더 데려와야 한다'면서 '류현진과 브랜든 맥카시가 부상에서 성공적으로 돌아오고 동시에 유망주 선발인 훌리오 유리아스와 호세 디레온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욕심일 수 있다(That's a lot of hope for one season)'고 했다.

이런저런 대비를 해야 하는 다저스로서는 그 어느 해 겨울보다 바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최선의 시나리오는 그레인키의 잔류, 그리고 류현진의 완벽한 복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