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는 버겁다."
태극마크를 단 나성범(26·NC 다이노스)은 "이대호 선배님을 봤는데 마치 연예인 같았다.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최근 끝난 재팬시리즈에서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우승을 이끌면서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또 3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 요즘 가장 '핫'한 야구인이다. 이번 야구대표팀에서도 간판 타자로 타순 4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나성범은 프로 입단 이후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뽑혔다.
그는 아시안게임 때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 보였다.
나성범은 이번에 자신의 우상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등번호 17번을 달았다. "달고 싶은 번호를 말하라고 해서 몇 개 불렀는데 운좋게 추신수 선배님의 번호를 받았다."
나성범은 추신수 처럼 잘 치고 잘 달린다. 그는 올해 KBO리그에서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35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프로 1군 3시즌 만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나성범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까지 했다. PO 5차전, 9회 2사에서 우익수에서 투수로 변신, 구원 등판했다. 로메로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좌타자 오재원을 범타 처리했다. 당시 나성범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8㎞였다.
그는 "당시 타석에 들어갈 때보다 마운드에 오를 때 팬들이 보내준 환호성이 더 컸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연세대 시절 까지 투수를 했다. NC에 입단할 때도 투수였다. 그후 김경문 NC 감독이 타자로서의 재능을 보고 전향시켰다. 나성범은 현재 타자로 훌륭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페이스라면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상한다.
일부에선 나성범이 마운드에서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뿌리자 일본 니혼햄의 오타니 쇼헤이 처럼 투타를 겸하는 게 아니냐고 말한다.
나성범은 그 가능성에 대해 잘라 말했다. "앞으로는 하나만 한다. 내 선택은 타자다. 공을 전력으로 던지고 나면 몸에 이상이 온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김경문 감독이 팬들을 위해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 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나성범이 앞으로 생각할 건 간혹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전력 피칭을 할 경우 부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이번 김인식호에서 3번 우익수 또는 대타 요원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