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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 상황 여의치 않은 팀, 박병호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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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시즌 박병호를 보기 위해 국내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20개 정도로 파악된다. 이들 가운데 10번 이상 목동구장을 방문해 박병호의 타격을 체크한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텍사스 레인저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이며, 시카고 컵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워싱턴 내셔널스도 5번 이상 목동에 스카우트를 보냈다. 또 창원 마산구장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부산 사직구장서는 텍사스와 워싱턴 스카우트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스카우트를 자주 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영입에 나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스카우트 파견 횟수가 많기 때문에 포스팅 금액을 높게 적어낼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스카우트는 어디까지나 업무적인 이야기지, 구단이 영입 등에 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가는 내부 상황에 달려 있다.

박병호는 1루수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즉 1루수가 필요한 팀에서 그동안 관심을 보였을 것이고, 포스팅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 역시 주전 1루수를 목표로 삼고 있지, 아무리 메이저리그라도 백업 역할을 받아들일 마음은 조금도 없다. 물론 "몇 년 뒤 주전을 보장하겠다"고 조건을 붙이는 구단도 없다.

올해 1루수 상황이 썩 좋지 않았던 팀으로는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꼽힌다.

보스턴은 올시즌 주전 1루수였던 마이크 나폴리를 지난 8월 텍사스로 트레이드한 뒤 유망주 트래비스 쇼를 주로 기용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5경기에서 뛴 쇼는 타율 2할7푼4리, 13홈런, 36타점을 올렸다. 일단 파워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루수 브록 홀트가 가끔 1루수도 맡지만 포지션 이동 가능성은 희박하다. 보스턴은 간판타자 데이빗 오티스의 뒤를 받쳐줄 거포가 필요한데 올해 데려온 핸리 라미레스와 파블로 산도발에 대해 실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한국 시장서 활발한 스카우트 활동을 벌여온 보스턴이 박병호 영입에 나설 수 있는 내부 환경은 조성돼 있는 셈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올시즌 마크 레이놀즈가 주전 1루수로 뛰었지만, 140경기에서 타율 2할3푼, 13홈런, 48타점으로 부진했다. 레이놀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30홈런을 3번이나 기록했지만, 2013년부터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세인트루이스가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레이놀즈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없다. 백업 1루수 맷 애덤스는 6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 5홈런에 그쳤다. 24세의 신인 스테펜 피코티를 1루수로 키운다는 소식도 있지만 1루 자리를 해결할 근본적 방안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강정호 포스팅에도 참가했을 정도로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구단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 영입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박병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피츠버그의 주전 1루수로는 페드로 알바레즈다. 올시즌에는 150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27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파워를 갖춘 28세의 1루수지만, 정확도가 너무나 떨어진다는 평가. 통산 타율이 2할3푼6리 밖에 안되고, 올해도 볼넷 48개에 그치면서 삼진은 131번을 당했다. 내년 시즌 후 FA가 된다는 점에서 피츠버그는 지금 1루수 요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백업 1루수 션 로드리게스는 이번에 FA가 되고, 지난 7월 트레이드로 데려온 마이크 모스는 주전 1루수감은 아니다.

샌디에이고 역시 1루수가 빈약한 팀이다. 올해 주전으로 뛴 쿠바 출신 욘데르 알론소는 103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 5홈런, 31타점에 그쳤다. 브렛 월러스는 대타 요원이고, 주전 3루수 양게르비스 솔라르테가 1루도 볼 수 있지만 보직을 변경할 정도는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해 이번에는 취약 포지션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병호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박병호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객관적으로도 1루수가 필요한 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