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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승의 교훈' 한화 강한 포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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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4강 이상의 좋은 성적을 내려면 '강한 포수'를 만들어야 한다.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강한 포수가 있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야구의 기본 명제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적인 위력을 지닌 '강한 포수' 양의지는 엄지 발가락이 미세골절된 상태에서도 팀의 안방을 든든히 지키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런데 사실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 치고 포수가 약한 팀은 거의 없다. 삼성 라이온즈도 진갑용의 은퇴로 세대교체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지영이 잘해줬다. NC 다이노스 김태군은 경험과 세기는 부족하지만 힘과 패기가 넘친다. 올해 전 경기에 출전하며 확실한 강점을 구축했다. 넥센 박동원은 공격력에 특화돼 있다. 와일드카드 SK에는 베테랑 정상호와 타격이 강점인 이재원이 있었다. 이들은 시즌 내내 팀의 '야전사령관'으로서 맹활약했다. 이 선수들이 아니었다면 해당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로서는 이런 점에 관해 냉철히 고민해봐야 한다. 한화가 비록 6위를 차지했지만, '포수 전력'만 보면 하위 5개팀 중에서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까지 5강싸움을 한 팀 중에서는 가장 안좋다. 롯데에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포수 강민호가 있다. KIA는 이홍구와 백용환이라는 젊은 포수들이 급성장해 건강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포수진의 세대 교체가 꽤 잘 이뤄진 케이스다.

그러나 한화는 이런 면에서 취약점이 있다. 물론 주전포수 조인성이 40세의 나이와 시즌 초반 부상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능가하는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인성은 이제 '멋진 은퇴 시기'를 생각하는 나이다. 아직 몇 년간은 건강히 뛸 수 있는 체력이 있지만, 냉정히 말해 '팀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게다가 조인성은 FA다. 한화를 떠날 수도 있다.

결국은 '넥스트 조인성'과 '차세대 주전포수'를 만드는 게 지금 한화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당장 내년 시즌에 조인성 다음으로 팀을 이끌어줄 주전급 포수, 그리고 향후 10년을 맡길 포수가 있어야 한다. 이 두 조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현재 한화 포수진에서는 허도환(31)과 정범모(28)에게서 이런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

물론 허도환과 정범모는 현재 기량으로는 이 조건에 부합할 수 없다. 수비력과 공격력에서 부족한 면이 많다. 다른 팀의 주전 포수에 비하면 크게 밀린다. 그러나 지금 한화로서는 이들 외에 딱히 믿을 인물이 없다. 박노민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로 전직했고, 지성준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

현재 새로운 후보로 마무리캠프 멤버에 포함된 이준수와 이주호가 있는데, 이들은 말하자면 '긁지 않은 복권'이다. '꽝'일지, '당첨'일지 알 수 없다. 결국 허도환과 정범모가 내년 시즌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자 치열한 자기 개혁이 필요하다. 과연 한화는 올해 마무리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강한 포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