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를 향해 달리고 있는 김인식호가 투타 불균형으로 고민중이다. 시기적으로 11월은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시점이다. 한시즌을 치르며 지친 선수들 사이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왔던 치료를 하려는 이도 있다. 대표팀 출범 때부터 선수구성 난항은 어느정도 예상됐다. 문제는 방망이보다 마운드에 집중된 공백이다. 2015한국시리즈에서 입증됐듯 단기전에서 마운드의 힘은 절대적이다. 프리미어12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번 포스트시즌, 특히 한국시리즈는 마운드 싸움이었다. 니퍼트와 장원준이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여한 두산은 피가로가 무너지고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빠진 삼성을 압도했다. 팀타율 3할2리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한 삼성 방망이는 1차전을 제외하고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에서 도합 7득점에 그쳤다. 감독들은 타격은 믿을 것이 못된다며 '도깨비 방망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타격 사이클은 팀 따로, 선수 따로 종잡을 수 없다. 언제 터질지, 언제 침묵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마운드는 그 편차가 적다. 단기전, 특히 국제대회처럼 변수가 많은 경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대표팀은 김현수-이대호-박병호로 중심타선을 꾸린다. 이용규 정근우가 버티는 테이블세터, 하위타선으로 가더라도 강민호 나성범 양의지 황재균 등 정교함과 파워를 갖춘 선수들이 줄줄이 대기한다. 강정호(피츠버그)와 추신수(텍사스)가 부상과 메이저리그의 반대로 오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 정도면 준수하다. 경험적인 면에서도 이들이 버티는 타선은 기대를 걸어봄직 하다. 베이징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 전문가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믿음이 간다.
마운드는 걱정이 크다. 양현종 윤석민(이상 KIA) 오승환(한신)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의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인한 중도하차도 뼈아프다. 일본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큰 김광현(SK)의 호투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할 판이다.
언더핸드스로는 우규민(LG) 이태양(NC) 등 비교적 풍부하지만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선수들이 부족하다. 벤치의 투수운용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낯선 상대일수록 투수력이 유리하다. 적응면에선 타자가 투수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정설이다. 4,5일 쿠바와의 평가전을 통해 마운드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것이 김인식 감독의 복안이다. 묘안이 시급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