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개막하는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한국은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8강이 겨루는 2라운드에는 A,B 각조 상위 4팀이 진출한다. B조 6개팀 가운데 4위 이내에 들려면 적어도 2팀은 꺾어야 하는데, 한국보다 실력이 절대적으로 아래라고 볼 수 있는 팀은 없다. 대회 개최를 주도한 일본은 최정예 멤버로 팀을 구성했고, 나머지 4개국도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을 대거 끌어모어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프리미어12는 일정을 들여다 보면 국내 포스트시즌 단기전과 비슷하다. 한국은 8일 일본과 개막전을 치른 뒤 11일 도미니카공화국, 12일 베네수엘라, 14일 멕시코, 15일 미국과 조별 리그를 벌인다. 선발 로테이션 운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선발투수 후보로는 김광현(SK) 장원준(두산) 이대은(지바 롯데) 이태양(NC) 우규민(LG)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4명이 조별 리그 5경기에 로테이션에 따라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전에서는 투수 운용이 상위 라운드 진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대표팀 김인식 감독의 고민도 클 수 밖에 없다. 일단 김 감독은 4~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쿠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김광현-이대은, 우규민-이태양을 각각 투입해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장원준은 개막전이 열리는 삿포로로 넘어가 컨디션을 체크할 계획이다.
과연 이들 가운데 B조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과의 개막전 선발은 누가 될까. 김 감독은 일본전 선발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쿠바와의 평가전을 통해 그 후보를 추리고 일본전이 열리는 삿포로로 이동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험, 실력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김광현의 등판이 유력시되는게 사실이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숱한 국제대회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고, 특히 일본전 등판 경험이 많다. 잘 던지기도 했고, 난타를 당한 적도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예선에서 5⅓이닝 3안타 1실점, 준결승전에서 8이닝 6안타 2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2009년 WBC에서는 1라운드에서 1⅓이닝 7안타 8실점으로 부진을 보인 뒤 2라운드부터는 구원으로 보직을 바꿔 두 차례 등판서 1⅓이닝 3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이대은도 일본전 선발 후보다. 올시즌 지바 롯데에서 9승9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까지 일본 타자들을 상대했다는 점에서 이대은의 등판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대은은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을 상대로 주목도 높은 경기에서 안정감 넘치는 투구를 할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최근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파괴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이다. 우치카와가 갈비뼈 부상으로 빠진데 이어 4번타자감으로 꼽히는 야나기타도 무릎이 좋지 않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다. 일본은 한국전 선발로 에이스 오타니를 내보낼 것이 유력하다. 한국으로선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오타니의 빈틈을 노려야 하는데, 그만큼 선발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본을 제외한 B조 다른 4개팀은 중남미 국가라 사이드암스로인 이태양과 우규민이 선발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왼손 장원준도 포스트시즌서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일본전 선발은 김광현 또는 이대은이 맡아야 한다. 첫 경기인 일본전에서 선발투수가 어떤 내용의 피칭을 펼치는가는 이번 대회 전체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