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인식호의 '안방마님'이 될 것인가.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8일 개막하는 야구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를 앞두고 국내에서 야구 좀 한다는 28명의 대표선수를 차출했다. 그중 포수 요원은 강민호(30·롯데)와 양의지(28·두산) 두 명이다.
강민호는 대표 선수 경력이 화려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베이징올림픽(2008년), 두 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2009년, 2013년) 그리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까지 경험했다. 태극마크만 10년째 달았다.
반면 양의지는 아직 대표팀이 낯설다.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올해 KBO리그에서 정점을 찍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타율 3할2푼6리, 20홈런, 93타점을 기록했다. 포수로서도 두산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 3위 두산이 '가을야구'에서 넥센, NC 그리고 삼성까지 잡고 14년 만에 우승하는데 양의지의 공헌도가 매우 컸다. 그 과정에서 양의지의 부상(발가락) 투혼까지 이어져 더 큰 감동을 주었다.
강민호는 올해 가을야구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렇지만 강민호의 페넌트레이스 성적도 나쁘지 않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타율 3할 이상(0.311)을 찍었다. 35홈런 8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최종 선택은 김인식 감독이 한다. 그는 포수를 선택할 때 투수의 성향을 고려하는 편이다.
김인식 감독은 1일 "투수가 자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포수가 있는 것 같다. 그 얘기를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수 중에는 매우 민감한 선수들이 있다. 포수의 앉는 모습에 따라 제구가 잘 잡히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볼 배합 주도권을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진다. 그만큼 투수와 포수의 배터리 호흡은 예민한 변수들이 좌우할 수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선발 투수 후보는 5명이다. 좌완 김광현 장원준, 우완 이대은, 사이드암 우규민 이태양이다.
이 선발 투수들과 최적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포수가 먼저 마스크를 쓸 것이다.
강민호가 양의지 보다 가능성 면에서 한발 앞서 있는 건 분명하다. 강민호는 이미 대표팀에서 김광현 장원준 우규민과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있다. 또 지난달 26일 소집, 포수로 투수들의 공을 받아주고 있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에 참가했기 때문에 합류가 늦어졌다. 대신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에서 장원준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장원준은 2014시즌까지 롯데에서 강민호와 배터리를 이뤘다. 장원준 입장에선 강민호 양의지 둘 중 한 명을 딱 잘라 선택하기 어려울 것 같다.
김인식 감독은 4~5일 두 차례 쿠바와의 평가전을 통해 타순, 선발 로테이션, 볼펜 보직 등을 전부 결정할 예정이다. 투포수 조합도 쿠바전을 마치면 결정이 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