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대박났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이 독특한 컨셉트와 아이디어로 시청자의 배꼽을 움켜쥐게 만들었다. 25일 방송된 '1박2일'에서는 영화 OST를 컨셉트로 게임을 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멤버들은 강원도에서 영화 촬영지를 찾아다니며 영화 명장면 패러디, 영화 속 명대사를 오마주한 게임, OST 이어보르기 등을 하며 OST를 획득해야 했다. 이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첫번째로는 향수를 자극했다. 한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영화 속 명장면과 명대사가 등장하며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1900년대로의 추억여행을 하게 했다. 멤버들도 '태양은 없다' OST를 들으며 이정재 정우성의 풋풋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특히 차태현은 자신의 데뷔 시절을 회상하며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했다.
두번째는 멤버들의 2% 부족함이다. 제작진은 영리하게도 멤버들의 허술함을 웃음코드로 이용했다. 예를 들어 영화 OST가 나올 때마다 멤버들은 이를 따라부르며 추억에 잠겼다. 그런데 유독 팝송 OST만큼은 누구 하나 소화하지 못해 웃음을 안겼다. 또 영화 OST 이어부르기에서의 전화 연결 실패도 나왔다. 정준영은 자신만만하게 배우 문채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김주혁도 한효주에게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통화 실패였다. 김준호도 유지태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유지태는 이를 받지 않았다. '인맥왕'을 자처했던 이들의 의외의 실패는 큰 웃음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의 케미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1박2일'을 통해 쌓은 팀워크가 빛을 발한 것.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의 빗속 격투신을 패러디한 물풍선 터뜨리기 게임이 진행됐다. 그러자 데프콘은 '데헐크'로 변신, 차태현의 옷 속에 숨겨진 물풍선을 찾고자 그의 몸을 마구 더듬었다. 친하지 않은 사이였다면 과한 승부욕이 부른 참사였을테지만, 그동안 충분한 친분을 쌓았던 탓에 이런 모습은 코믹한 브로맨스로 다가왔다. '태양은없다' 포스터 패러디에서도 웃음은 터져나왔다.
이날 방송된 '1박2일'은 1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MBC '일밤-진짜사나이'(13.9%)에 0.3% 포인트 부족한 수치로, 일요예능 코너별 시청률에서 아쉽게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는 분명한 활력소가 됐다. 복제, 패러디, 사골 우려먹기에 갇혀있던 KBS 예능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로 OST 200% 활용법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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