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스퀴즈 주자는 떨릴 게 없지요."
NC 다이노스는 지석훈이라는 새로운 영웅을 탄생시켰다. 지석훈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밀리던 8회말 극적인 동점 1타점 2루타를 때려낸 데 이어, 3루주자로 스퀴즈 작전 때 상대 폭투에 힘입은 역전 득점을 성공시켜 팀을 구해냈다. 1차전 완봉패를 당했던 NC가 홈에서 2경기를 모두 내준다면 치명타가 될 뻔 했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지석훈은 아직도 자신에 쏟아지는 관심에 얼떨떨한 모습. 지석훈은 "사실 운이 좋았다. 번트가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상대 3루수가 앞으로 전진 수비를 했고, 번트를 대주기 위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이 들어왔다. 나는 3루수 키만 넘긴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댔는데, 운이 좋게 2루타가 됐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2루까지 뛰는데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라. 그냥 좋았다"고 했다.
이어진 결승 득점 장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2B 상황서 타석에는 김성욱이 있었고, 스퀴즈 사인이 나오더란다. 지석훈은 "스타트를 최대한 빨리 끊으려 했다. 스퀴즈는 어차피 타자가 번트를 대지 못하면 죽는다. 조금이라도 빨리 홈으로 달려가야 했다"며 "공이 아무리 높아도 타자가 번트를 대려는 시도를 해야하는데 김성욱이 쳐다만 보고 있어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나중에 물어보니 '자신은 공이 위로 날아갈 줄 알았다'라고 해 황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퀴즈 사인이 나면 3루주자는 긴장되는 게 특별히 없다. 투수가 공을 던지려 하면 그냥 냅다 뛰면 되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