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수원에서 뛰다 일본 J리그 시미즈로 이적한 정대세(31)가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시미즈는 17일 홈구장인 니혼다이라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센다이와의 2015년 J리그 2스테이지(후기리그) 14라운드에서 0대1로 패했다. 이날 경고누적으로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정대세는 관중석에서 팀 강등을 지켜봐야 했다.
1스테이지(전기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시미즈는 연간순위에서 15위 니가타와 승점차가 12점으로 벌어지면서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강등권인 16위가 확정됐다. 1993년 J리그 출범 원년 이후 시미즈가 J2(2부리그)로 강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미즈는 당초 정대세를 '히든카드'로 여겼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수원에서 캡틴 염기훈과 '염대세 라인'을 형성하며 팀 상승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 정대세와 위기에 몰린 시미즈의 구애가 맞닿으면서 푸른 유니폼을 벗고 오렌지 전사로 거듭났다. 하지만 정대세는 시미즈 입단 뒤 10경기에 나섰으나, 단 3골을 넣는데 그쳤다.
시미즈의 강등으로 정대세의 내년 시즌 행보도 안갯 속에 빠져들게 됐다. 정대세를 영입하는데 앞장섰던 오에노키 가쓰미 감독은 지난 7월 30일 성적부진으로 해임됐다. 그동안 다사카 카즈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맡았으나, 차기 감독 선임 뒤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대세의 입지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맹활약한 정대세는 여러 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해결사다. 친정팀인 가와사키 뿐만 아니라 공격력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정대세의 행보를 주시할 전망이다. 그동안 K리그와 J리그 뿐만 아니라 독일 무대에서 활약했던 정대세가 새 리그 도전에 대한 열망을 공공연히 드러낸 만큼 또 한 번의 해외 진출 역시 생각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