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가 올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쳤다. 팀 패배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현수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와 9회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8회에는 한화 송창식의 높은 패스트볼을 받아쳤고, 9회에는 권 혁의 낮은 패스트볼을 통타,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좌타자인 김현수의 두 홈런 모두 우측이 아닌 좌측으로 넘어갔다. 이 부분은 김현수의 안정적인 파워와 스윙 메커니즘을 알려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즉, 김현수의 스윙 포인트에 따라 좀 더 일찍 맞으면 우측으로, 타이밍이 좀 더 늦게 맞으면 좌측으로 넘어간다.
일정한 스윙궤도를 형성하면서, 타구와 배트가 맞는 타이밍에 따라 타구방향이 부챗살로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흔히, 타이밍이 늦으면 타구의 비거리가 줄어든다. 하지만 김현수는 스윙 매커니즘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파워를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우측으로 타구를 넘기 수 있다.
최근 3년 간 김현수는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컨택트에 집중한 스윙 폼을 집중 연마한 적이 있다. 하지만, 비거리가 줄어들면서, 타구의 질까지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2008년 3할5푼7리, 9홈런, 89타점. 2009년 3할5푼7리, 23홈런, 104타점으로 승승장구했던 김현수는 2011년과 2012년에 약간의 침체기를 거쳤다.
결국 '강한 타구가 홈런이든 안타든 만들어낸다'는 믿음 속에서 스윙 메커니즘을 완전히 수정했다. 그리고 3년 째를 맞고 있다.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3할2푼2리, 17홈런, 90타점으로 컨택트와 장타력의 접점을 찾은 김현수는 올 시즌 더욱 위력적으로 변했다. 19일까지 3할2푼7리, 23홈런, 10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은 이미 한 시즌 최다 타이(2009년), 홈런은 2010년 24개에 단 1개차로 육박했다. 한마디로 올 시즌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19일 한화전에서 보여준 연타석 홈런. 그것도 우측으로 연달아 넘긴 홈런은 이런 김현수의 또 다른 성장을 알려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 한, 두산은 '꼭 잡아야 할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