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가 어깨 피로 누적으로 빠졌을 때 삼성 류중일 감독은 대체 선발로 고민을 했다. 하지만 정인욱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1군에 올라온 뒤 초반엔 좋지 않았지만 중간계투로 나서면서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어 그를 대체 선발로 결정했다.
지난 11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로 나온 정인욱은 5이닝 동안 5실점을 하는 그다지 좋은 피칭은 아니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시즌 첫 승리였다. 실점이 많았지만 무너지지 않고 5회까지 버틴 게 결과적으로 삼성에 승리를 가져왔다. 그리고 17일 대구 SK전서 본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정인욱은 5이닝 동안 4안타 5탈삼진 2실점하며 팀의 10대5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143㎞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으로 SK 타자를 상대했다. 3회까지는 볼넷 1개만 내주고 노히트노런 행진을 하면서 초반 삼성이 승리 분위기를 잡는데 일조했다. 4회초 정의윤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5회초까지 추가 실점 없이 잘 막아내며 선발로서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정인욱은 "비 때문에 늦게 시작했지만 볼넷만 많이 주지 않고 컨트롤 위주로 던지겠다는 목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지영이 형이 던지라는대로 던졌다"며 "등판 후반부에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흔들렸는데 다음 등판부터는 이러한 점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이 중요한 상황이기에 부담이 있었지만 연패를 끊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걱정했던 정인욱 등판 때 삼성은 승리했다. 정인욱이 피가로 공백을 어느정도는 지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