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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시원섭섭' A매치 데뷔 황의조 "더 성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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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포항에 내려올거야. 쉴 시간이 어딨어."

지난 10일 김학범 성남 감독의 목소리엔 잔뜩 힘이 실려 있었다. 그의 '호통'은 아쉬움을 안고 돌아온 제자를 보듬는 그만의 표현 방식이었다. 이날 A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황의조는 국내선으로 환승, 포항으로 이동해 성남 선수단에 곧바로 합류했다. 대표팀에서 풀지 못한 갈증을 풀 방법은 성남에서의 활약 뿐이었다. 황의조는 공항 입국장을 빠져 나오자마자 성남 트레이닝복으로 갈아 입으며 의지를 다졌다.

황의조는 1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5분 교체투입, 4분 만인 후반 19분 그림같은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낸 볼을 아크 오른쪽에서 지체없이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포항 골키퍼 신화용이 손쓸 겨를도 없었다. A매치서 제기된 '골 결정력' 문제를 단숨에 씻을 만큼 인상적인 득점이었다. 성남은 후반 30분 수비수 김태윤의 자책골로 1대2로 패했지만, 황의조가 남긴 향기는 강렬했다.

-왜 벌써 옷을 갈아 입었나.

▶대표 소집은 끝났다. 이제부턴 다시 성남 선수다.

-아쉬움 때문인가.

▶아쉬운 면은 없지 않다. 두 경기 모두 짧은 시간을 뛰었지만 찬스가 많았다. 그런데 내가 침착하지 못했다.

-성남에서 보였던 움직임에 비해 조급해 보였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여러가지 상황을 그리고 합류했는데, 실제 그라운드에 선 뒤 보인 내 모습에는 아쉬움이 많다.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지시를 내렸나.

▶상대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게 하면서 측면을 공략하라고 말했다. 오프사이드 트랩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경기 후에는) 별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다만 10월 A매치 전까지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곁에서 지켜본 석현준과의 차이점은 있었나

▶이번 소집기간 경쟁보다는 (석)현준이 형한테 정말 많이 배운 것 같다. 현준이 형은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인데 문전 앞에서는 굉장히 침착했다. 수비를 등지는 움직임도 좋았다.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 보여주진 못했지만 대표팀을 향한 동기부여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본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라운드에서 활약은 저조했지만, 나름 자신감도 얻었다. 대표팀에 계속 포함되기 위해 성남에서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지가 생겼다. 대표팀에 다녀온 만큼 소속팀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성남에 복귀하면 김학범 감독이 무슨 말을 할 것 같나.

▶아마 별 말씀 없으실거다. 우리 감독님은 원래 말씀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웃음). 대표팀 합류 전에는 '팀에서 하던대로 해라. 조급해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복귀 이틀 만에 다시 리그 출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성남의 선수다. 팀이 우선이다. 내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뛰어야 한다. 감독님의 뜻이라면 더욱 더 뛰어야 한다(웃음).

-성남이 스플릿 그룹A에 포함된다면 공격수 황의조의 가치도 더 올라갈 것 같다.

▶아직 성남은 만족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일단 스플릿 그룹A에 포함되는 게 우선이다. 이를 통해 더 성장하고, 나를 알리고 싶다. 다시 대표팀 소집 기회가 온다면, 이번에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다 떨쳐보이고 싶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