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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이스' 김광현 8이닝 1실점 위력으로 한화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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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스승 앞에서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이 무력 시위를 했다.

김광현은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8이닝 동안 5안타(1홈런) 1볼넷 6삼진으로 단 1점만 내주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8대1 승리를 이끌었다. SK 시절 자신을 이끌어준 은사였던 한화 김성근 감독 앞에서 마치 '이만큼 컸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으로서는 제자의 성장이 기쁘면서도 팀의 패배로 인해 속이 쓰렸을 듯 하다.

이날 승리로 SK는 다시 5위 싸움에 불을 지필 수 있게 됐다. 여전히 순위는 8위지만, 7위 한화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일 수 있게 됐다. 5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2경기 차를 유지했다. 롯데보다 3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SK도 충분히 순위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는 다시 3연패에 빠지며 이날 삼성에 승리한 롯데와 1.5경기차로 벌어진 7위가 됐다.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지던 7위 KIA마저 두산에 5대3으로 승리하는 바람에 6위 자리마저 내줬다.

김광현이 지배한 경기였다. 김광현은 1회말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번 권용관의 희생번트로 순식간에 1사 2루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더니 3번 정근우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4번 김태균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깔끔하게 탈출했다.

위기를 벗어난 김광현은 본격적으로 구위를 뽐냈다. 2회 1사후 정현석을 내야 실책으로 출루시킨 것을 제외하고 6회 2사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최고 151㎞의 직구와 슬라이더(120~142㎞)를 주무기로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제구와 스피드, 볼끝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김광현의 힘을 앞세운 정면 승부에 한화 타선은 무려 3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김광현이 안정적인 호투에 힘입은 SK 타선도 쉽게 점수를 냈다. 2회초 선두타자 이재원과 후속 박재상의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SK는 7회초 2사 2루에서 대타 이대수의 중월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냈다. 이어 2사 1, 2루에서 4번 정의윤이 한화 세 번째 투수 박정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치며 쐐기를 박았다.

김광현은 8회 2사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두 번째 완봉승을 노렸다. 그러나 한화의 대타 작전앞에 완봉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0-6으로 뒤지던 8회말 2사후 8번 허도환 타석 때 한화 벤치는 대타 김경언을 투입했다. 이 작전이 성공했다. 김경언은 볼카운트 2B1S에서 김광현의 4구째 슬라이더(시속 127㎞)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 팀의 완봉패를 막아냈다. 하지만 이후 한화 타선은 더 이상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광현은 8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진 뒤 9회에 윤길현으로 교체됐고, 윤길현이 1이닝을 1삼진 퍼펙트로 막아 경기를 끝냈다.

이날 승리로 시즌 13승(3패)째를 달성한 김광현은 "초반 관중소리가 큰 한화 홈구장인 만큼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전력을 다 했다. 후반 힘이 떨어질 때쯤 타자들이 대량득점을 해줘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경기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완봉 욕심이 있었지만, 김경언 선수가 실투를 놓치지 않아 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팀의 연승을 놓치지 않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