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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에이스' 로저스 또 완봉승, KIA 0.5경기차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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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로저스의 승리공식은 '완투'다. 이기는 날에는 늘 9회까지 혼자 책임진다. 로저스가 한국무대 3번째 완투이자 2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2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까지 123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하며 3대0 완봉승을 이끌었다. 삼진은 10개를 곁들였다. 이로써 로저스는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이 3승은 모두 완투승이었고, 최근 2승은 모두 완봉승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성근 감독은 선발 로저스에 대해 "9회까지 던질 것"이라며 농담섞인 바람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 말이 그대로 현실로 이뤄졌다. 로저스는 9회말까지도 154㎞까지 나온 직구를 앞세워 KIA 타선을 무득점으로 묶었다. 로저스의 완벽에 가까운 호투에 힘입은 한화는 2연승을 거두며 다시 상승 무드를 만들었다. 5위 KIA와의 승차도 0.5경기로 줄어들었다.

1회는 다소 불안했다. KIA 타자들은 의식적으로 짧은 스윙으로 로저스의 공을 커트해내며 실투를 노렸다. 최소한 초반 투구수를 늘리려는 작전이 엿보였다. 결국 로저스는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23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2회부터 다시 로저스의 페이스대로 경기가 흘렀다. 4회까지 9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잡아냈는데, 4회를 마친 시점에서 투구수는 불과 53개였다. 2회 12개 3회 11개, 4회 7개로 이닝을 마친 덕분이다.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로저스는 5회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후속 김원섭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아 퍼펙트 및 노히트노런 행진이 깨졌다. 하지만 로저스는 김민우를 유격수 인필드플라이, 백용환을 삼진으로 잡았고 대타로 나온 나지완을 초구에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곧바로 한화 타선이 점수를 뽑았다. 역시 5회까지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KIA 선발 양현종을 흔들었다. 2사 후 김태균이 우중간 안타를 쳤고, 이어 김경언이 유격수쪽 깊은 내야 안타를 쳐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회성과 최진행이 침착하게 연속 볼넷을 골라내 밀어내기로 1점을 뽑았다.

그러나 로저스는 6회말에 곧바로 실점 위기에 처했다.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우월 3루타를 맞아 무사 3루에 몰렸다. 그러나 신종길을 2루수 땅볼로 잡은 뒤 박준태를 1루 땅볼로 유도해 홈으로 들어오던 3루주자 박찬호를 태그아웃으로 잡아냈다. 이어 2사 1루에서 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한화 이용규는 이 타구를 직접 잡았다고 어필해 합의 판정이 이뤄졌는데, 원래대로 안타가 인정됐다. 이 과정에서 심판진의 명확한 콜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2사 1, 3루가 됐지만 로저스는 이범호는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넘긴 로저스는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 한화는 7회초에 양현종을 구원등판한 에반을 상대로 2사후 연속 4안타를 날리며 2점을 추가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점수차가 3-0으로 벌어지자 로저스는 더 힘을 냈다. 7회부터 9회 2사 까지 8명의 타자를 삼진 4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잡아냈다. 그러나 9회말 2사 후 이범호 김원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폭투까지 범해 2사 2, 3루에 몰렸다. 하지만 로저스는 김민우를 삼진으로 잡고 결국 완봉승을 달성했다.

이날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는 "선발로 나올 때 완투나 완봉을 의식하기 보다 매 경기 팀 승리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던지고 있다"며 완봉승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5일 쉬고 나왔지만, 솔직히 4일 휴식과 5일 휴식에 큰 차이는 없다. 늘 수비들이 도와줘 고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로저스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로저스는 이에 대해 "가족들이 와서 더 자신감을 낼 수 있었다. 가족들은 쉽게 흥분하는 내게 '진정하라'고 늘 얘기해준다. 그런 점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