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5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실히 선점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후반기 최대 화두는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인 5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중위권 팀들의 싸움이다. 한화가 8~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한화는 SK 와이번스를 6위로 끌어내리고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 2연전으로 인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간 8위 롯데의 팀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따라서 한화-SK에 이어 9일 NC 다이노스의 8연승을 저지한 KIA 타이거즈의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상승세의 한화지만 이번주 일정이 쉽지는 않다. 첫 2연전에서 kt 위즈를 만난다. 성적으로는 꼴찌지만 현재는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고춧가루' 부대다. 시즌 상대전적도 6승5패로 한화가 조금 앞선다. kt전에 이어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을 각각 치러야 한다. 설명이 필요없는 리그 강팀들이다. 이 6연전을 잘 넘기면 한화는 확실히 분위기를 탈 수 있다. 일단 최진행이 징계를 마치고 1군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타력은 좋아질 수 있다. 이용규가 빠진 리드오프 자리를 정근우가 잘 메워주고 있다. 정근우는 주말 롯데 2연전에서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다.
SK는 롯데-LG-두산을 차례로 만난다. 최근 롯데와 LG가 가을야구와 멀어지며 분위기가 침체돼있어 SK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롯데와 LG의 경우 SK에 밀리게 되면 가을야구로 가는 '산소호흡기'를 확실히 떼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롯데는 SK-kt-넥센, LG는 삼성-SK-KIA를 상대하게 된다.
삼성이 2위와 5경기 차로 선두 자리를 굳혀가는 가운데 2, 3, 4위 싸움도 흥미롭다. 현재는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넥센 히어로즈 순인데 2위 NC와 4위 넥센은 2.5경기차 밖에 안난다. 이번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세 팀이 맞물리는 맞대결도 많다. 11~12일 NC와 넥센이 맞붙는다. 그리고 13~14일 NC와 두산이 맞대결을 펼친다. 어느 팀이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다. NC의 경우 8연승 행진이 끝났지만, 막강한 타력이 계속해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투-타 밸런스가 매우 안정적인 팀이다. 넥센의 경우 최근 조금 주춤한 행보였지만, 박병호가 4년 연속 100타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