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여주인공들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가족만큼 믿었던 친구의 배신, 친구 모녀의 악행에 희생된 엄마, 백년해로를 약속한 남편의 외도 등으로 한 맺힌 눈물을 쏟던 일일드라마 히로인 3인방이 최근 나약한 과거를 뒤로하고 복수의 화신으로 새롭게 거듭나 시청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역은 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극본 고은경, 연출 이계준)에서 배우 윤세아가 열연 중인 진송아. 극중 진송아는 피보다 진한 우정을 나눈 친구 강세나(김민경 분)에게 철저히 배신당해 재산, 애인, 직장뿐만 아니라 쌍둥이 동생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진송아는 좌절하는 법 없이, 나락으로 떨어진 2년 만에 오뚝이처럼 다시 강세나의 곁으로 돌아와 복수를 시작했고, 타고난 영특함으로 강세나와의 경쟁에서 연이어 승리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탄산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SBS 일일드라마 '돌아온 황금복'(극본 마주희, 연출 윤류해)에서 배우 신다은이 연기하는 황금복 역시 피도 눈물도 없는 악녀 백예령(이엘리야 분)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서며 안방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인물 중 하나.
황금복은 극 초반 자매나 진배없이 자란 친구 백예령의 치부를 눈감아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의리녀로 그려지며 가슴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지만, 최근 백예령 모녀가 엄마 황은실(전미선 분) 실종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알고부터 180도 다른 캐릭터로 변신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옛 속담을 떠올리게 할 만큼 백예령 모녀의 추악한 내면을 낱낱이 파헤치며 간담 서늘한 협박으로 그들의 숨통을 바짝 조여가는 황금복의 활약이 극의 몰입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MBC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극본 황순영, 연출 김흥동) 속 강성연이 분하고 있는 유지연 캐릭터가 강해져야 살아남는 3인방의 또 다른 주역으로 떠올라 눈길을 끈다.
유지연은 도도함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가정주부였으나, 남편의 외도와 폭력으로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인물. 이혼 후 돌싱맘이 된 최근에는 남편과의 추억을 폐기 처분하고, 그를 향한 복수를 다짐하는 등 새내기 복수의 화신으로 그려져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