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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한국 남자배구 7위 마감, 마지막 자존심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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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켰다. 제18회 선수권대회를 7위로 마감했다.

한국은 8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체육관2에서 벌어진 태국과의 대회 7~8위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2, 25-18, 25-22)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를 7위로 마쳤다. 한국은 복잡한 대회방식의 희생양이었다. 조별예선과 8강 플레이오프까지 파죽의 5연승을 달리다 8강에서 '숙적' 일본에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석패한 뒤 곧바로 5~8위 순위결정전으로 떨어졌다. 일본은 3패를 당하고 8강 승리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한-일전 패배의 여파는 컸다. 대만에 역전패했다. 28년 만에 첫 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하지만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었다. 선수들은 마지막 남은 정신력을 코트에 쏟아부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태국전 13연승을 이어갔다. 한국은 1989년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아선수권에서 태국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제압한 뒤 26년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문 감독은 '국보급 센터' 신영석과 서재덕 문성민 등 주전멤버를 풀가동,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려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1세트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강서브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었고, 문성민 곽승석의 공격이 먹혀들었다. 공격 범실도 많았지만, 공격에서 밀리지 않았다.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선 서재덕의 연속 서브 에이스가 불을 뿜었다. 19-18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한국은 상대 공격 범실로 점수차를 2점으로 벌렸다. 한국은 집중력있는 공격으로 태국과의 간극을 유지했다. 서재덕의 공격 성공으로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한국은 곽승석의 공격으로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도 한국은 초반 분위기를 잡아갔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서재덕의 공격과 문성민의 블로킹 성공, 상대 연속 범실을 보태 6-3으로 앞서갔다. 이어 문성민의 공격과 서재덕의 블로킹, 상대 범실로 5점차로 달아났다. 권영민의 안정된 토스워크로 태국을 요리하던 한국은 최민호 신영석의 속공으로 2세트 중반 7점차로 벌이면서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그러나 최홍석과 곽승석, 상대 공격 성공으로 점수차가 3점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한국은 서재덕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상대의 상승 분위기를 끊었다. 한국은 신영석의 높이와 최홍석의 공격이 폭발하면서 손쉽게 2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3세트 초반에도 강서브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며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두 차례 심판의 애매한 판정도 한국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한국은 11-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2점차로 벌렸다. 이어 상대 세터의 더블 컨택트와 곽승석의 서브 에이스로 한 발 더 앞서갔다. 서재덕과 곽승석의 공격으로 점수를 차근차근 쌓은 한국은 최홍석의 공격 성공으로 태국을 셧아웃시켰다.

테헤란(이란)=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