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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차세대 경정퀸' 김지현, 그가 밝힌 경정의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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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안됐던 것 같아요. 잘 파고들었어야 했는데..."

지난달 30일 경주를 마치고 선수동에 들어선 김지현(28·11기)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앳된 여고생을 연상시킬 만큼 가녀린 체구와 달리 승부욕은 뭇 남성 못지 않았다. 지난 2일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미래여왕전' 우승을 차지할 만했다.

김지현은 이화여대 출신의 재원이다. 하지만 재학 당시만 해도 1m52의 작은 체구 탓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3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 때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패트롤로 근무하던 한종석(30·8기) 선배를 만나 경정에 대해 알게 됐어요. 미사리 경정장에서 경주를 지켜 본 뒤 '내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문했어요." 외동딸이 "보트를 타겠다"는 선언을 하자 집안에선 난리가 났다. 하지만 딸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사실 지금은 너무 신경쓰어요(웃음). 매 경주를 보고 일일이 코치를 하시니까요."

경정 선수는 개인 기량 뿐만 아니라 정비술도 출중해야 한다. '스패너'가 무엇인 줄도 몰랐던 김지현에겐 동기생보다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사선을 넘나드는 훈련도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한 번은 영종도 훈련원에서 연습에 나섰다가 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나서 수술을 한 적이 있었어요. 힘든 시기였지만 고비를 넘긴 뒤에는 한 번도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김지현은 2011년 데뷔 첫 해 44차례 경주 중 22번이나 꼴찌를 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해 7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내비치더니 올해 '미래여왕전' 우승으로 밑바닥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지현은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선배들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요. 언젠가는 손지영(30·6기) 선배처럼 그랑프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김지현에게 경정의 매력을 물었다. '어려움'이라는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경정은 처음엔 어렵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답이 나오는 스포츠에요. 한계를 뛰어넘을 때 얻는 성취감이 대단합니다."

하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