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전반기 내내 방망이에 발목 잡혔습니다. 팀 타율은 0.262로 9위, 득점권 타율은 그보다 낮은 0.233로 최하위였습니다. 한 마디로 리그 최약체 타선이었습니다. 3루수 수비를 기대하고 영입했지만 재활에만 매달린 외국인 선수 한나한을 5월 초 1군에 긴급 콜업해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긴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나한은 더 이상 뛸 수 없는 몸 상태로 인해 6월 15일 웨이버 공시되었습니다.
한나한을 대신한 것은 히메네스였습니다. 젊고 건강한 히메네스는 6월 17일 잠실 KIA전에서 4타수 2안타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는 6월에 뛴 10경기에서 매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43타수 13안타 0.302의 타율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히메네스가 가세한 첫 10경기에서 LG는 7승 3패로 상승세를 탔습니다.
7월 1일부터 치른 두산과의 2연전에도 히메네스의 방망이는 살아있었습니다. 9타수 4안타 2루타 2개에 홈런 1개까지 곁들이며 장타력을 뽐냈습니다. 그의 맹타에 힘입어 LG는 두산과의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습니다. 넓은 범위를 자랑하는 3루수 수비까지 돋보인 히메네스와 내년에도 재계약해야 한다는 성급한 목소리마저 나왔습니다.
하지만 7월 3일부터 치른 삼성과의 원정 3연전부터 히메네스의 방망이는 잦아들었습니다. 3경기에서 12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습니다. 주자를 둔 숱한 득점권 기회에서 4번 타자 히메네스는 침묵했습니다. LG는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7월 3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최근 10경기에서 히메네스는 42타수 6안타 0.143의 타율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사이 LG는 4연패를 포함해 3승 7패에 그쳤습니다.
히메네스는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와 높은 패스트볼 유인구를 골라내지 못합니다. 볼 카운트가 3볼만 되면 터무니없는 볼에도 방망이가 나가 볼넷을 싫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볼넷 2개를 얻을 동안 20개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무려 1:10입니다. 지나치게 적극적인 타격 성향을 상대 배터리가 파고들자 시즌 타율은 0.245까지 추락했습니다. 득점권 타율은 0.208로 시즌 타율보다 더욱 낮습니다.
후반기 LG 타선의 열쇠는 히메네스가 쥐고 있습니다. 4번 타자 히메네스가 약점을 극복하고 타격의 정교함을 찾는다면 LG 타선은 리그 최약체의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올스타전 휴식기 이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LG 타선은 그대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히메네스가 유인구를 많이 활용하는 KBO리그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리그에 맞춰 히메네스가 변화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