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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현대판 신선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 '고수들은/ 건강하다'(이길우, 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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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현대판 신선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 '고수들은/ 건강하다'(이길우, 거름)

현직 언론인인 저자가 '현대판 신선'의 이야기를 모았다. 신선이라고 하면 흔히 바둑을 두며 세월을 죽이는 노인을 연상한다. 하지만 '혈기도'의 허장수 선생의 생각을 빌어 저자는 말한다. "신선은 피와 땀의 결정체"라고. 이 책에는 이 시대 명사 36명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오랫동안, 끈질기게,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한 명의 삶이 한 편의 드라마다. 삶의 고수들이다. 몸의 고수이고 건강의 고수들이다. 피와 땀의 결정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병창 및 산조 보유자인 강정숙 용인대 교수는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는 체력이 바닥났다. 가야금 타며 온 몸의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의사는 그에게 승마를 권했다. 17년 전이다. "건강을 타고나지 않았다. 오히려 남들보다 약했다. 그러나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 건강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행복하다.

마흔에 시작한 검도의 힘으로 겨울에도 검도를 한 뒤에 찬물로 샤워를 한다. 여검객 치과의사 김경숙 여자검도사범회장이다. 환자의 이를 뽑을 때는 힘이 필요하다. 그의 팔은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주역 공부를 하며 망가진 몸을 무팔단금으로 일으킨 주역학자 김성욱선생은 손으로 돌을 깨뜨린다. 그의 팔뚝과 몸은 차력사 같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가수 김세환은 어언 환갑을 넘긴지가 7년이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에 우람한 허벅지, 터질 듯 불거진 종아리를 보면 부럽다. "산소가 씹힌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나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35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는 백운찬 관세청장은 국선도 수련을 한다. 일에 지쳐 힘들어진 체력을 보강하려 이것저것 해봤다. 그러다 국선도를 만났다. 35년 공무원 생활 중 가장 잘한 결정이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건강법을 찾은 것이다.

기천무, 영가무도, 신무, 태극권, 택견, 요가, 권투 등 자신의 건강을 평생 지켜줄 무기는 많다. 다만 땀과 노력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이 책에 소개한 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몸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참된 건강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행복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다. 따뜻한 시선이 담긴 글과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 곁들여져 생생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