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2015시즌 전반기를 9위로 마쳤다. 38승1무48패로 승률 5할에 '마이너스 10승'이다. 시즌 시작 전 예상을 빗겨간 부진한 성적이다.
LG는 후반기를 넥센과의 3연전으로 시작한다. 57경기 남았다. LG 야구는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까. 그 흐름을 키워드로 미리 가보자.
▶두마리 토끼, 성적과 리빌딩
메이저리그 같았다면 LG는 이번 시즌 보다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 쪽으로 구단 방침을 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LG는 아직 이번 시즌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20일 현재 선두 삼성과의 승차는 12.5게임이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한화와의 승차도 7게임이 난다.
LG가 치고 올라가 선두 경쟁을 펼친다는 건 무리다. 하지만 5위 싸움은 해볼만하다고 볼 수도 있다. LG는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물론 지난해와 지금은 LG의 투타 경기력이 조금 다르다. 올해 투타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다.
일부 팬들은 올해 성적 보다는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낫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타선에서의 무게 중심을 30세 이하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LG는 최근 수년간 베테랑 이병규(41, 등번호 9번) 박용택(36) 정성훈(35) 이진영(35) 등이 타선을 이끌었다. 이병규는 지난 5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이후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박용택은 결정적인 한방이 아쉽고, 이진영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웠다. 정성훈(타율 0.333)은 팀내 수위 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빌딩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가서 베테랑들의 자리를 물려받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는데도 강제적인 리빌딩을 위해 베테랑들을 밀어낸다면 성적이라는 목표 뿐 아니라 팀 분위기도 망칠 우려가 있다.
▶희망고문
후반기는 전반기와 달리 매 경기가 결승전 처럼 치열할 수밖에 없다.
LG는 9위가 지긋지긋하다. 지난 5월 3일 9위가 된 후 계속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 14일 잠시 8위 올라갔다가 다시 9위로 떨어졌다.
LG가 5위까지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8위 롯데, 7위 KIA, 6위 SK 그리고 5위 한화다.
산술적으로는 충분하다. 하지만 야구판에서 승차 2~3게임을 줄이는데 약 한달이 걸린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LG만 급한 게 아니다. 한화는 이미 시즌 초반부터 올인을 해왔다. SK도 가을야구를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KIA와 롯데도 그냥 있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하위 kt도 강력한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했다.
결국 후반기는 물고 물리는 혼전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LG가 순위 상승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전반기 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 잘 풀릴 수 도 있지만 될 듯 될 듯 하다 잘 안 될 수도 있다.
▶신바람
지금 LG에게 필요한 건 5승 이상의 긴 연승이다. 이번 시즌 최다 연승은 4승이다.
하지만 LG의 현재 전력상 5연승 이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발 투수진(소사 루카스 류제국 우규민 임정우)이 A급이 아니다. 다소 기복이 있고, 5선발(임정우)은 고정이 아니다. 5명이 5이닝 이상을 안정적으로 끌어주지 못할 때가 잦다.
또 타선이 투수들을 활발하게 도와주기도 어렵다. LG의 득점권 타율(0.233)은 최하위다.
결국 LG가 단숨에 치고 올라가는 건 어렵다. 신바람을 타서 몰아치는 것 보다 차근차근 2승1패 승부로 승률 5할에 근접하다보면 순위도 따라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