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전반기 프로야구에서도 기록들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왔다.
2015년 KBO 리그는 kt가 합류하면서 꿈에 그리던 10구단 체제의 막을 올렸다. 지난 16일 전반기가 종료된 가운데 삼성, 두산, NC, 넥센, 한화, SK 등 6개팀이 6.5게임차에서 접전을 벌일 만큼 치열한 순위 다툼이 흥미로웠다. 극적인 명승부가 연일 이어진 가운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순간들 또한 주목을 받았다.
가장 가치로운 기록은 이승엽의 사상 첫 통산 400홈런. 이승엽은 지난 6월 3일 포항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구승민을 상대로 우월 120m짜리 아치를 그리며 개인통산 400홈런과 함께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이승엽은 5개의 홈런을 추가해 전반기까지 통산 405홈런을 기록했다. 또한 그는 통산 3400루타를 역대 두 번째로 돌파하며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의 통산 최다 루타(3879루타)에도 접근했다.
삼성 역시 역사를 써나갔다. 삼성은 지난 5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구자욱의 홈런으로 역대 최초로 팀통산 400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그 밖에도 팀통산 3만7000안타, 5만7000루타, 1만9000타점 등을 최초로 달성하며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전반기에는 이승엽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두산 홍성흔은 6월 14일 잠실 NC전에서 역대 5번째이자 우타자로는 처음으로 개인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고, NC 이호준은 6월 18일 수원 kt전에서 39세 4개월 10일의 역대 최고령 기록으로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다.
NC 손민한은 6월 24일 마산 KIA전에서 40세 5개월 22일의 최고령 기록으로 역대 13번째로 120승을 달성하며 노장의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2008년 이후 7년만에 시즌 10승에 도전하고 있다. 불펜투수들도 베테랑 파워가 돋보였다. 삼성 마무리 임창용은 3월 31일 수원 kt전에서 역대 4번째로 통산 200세이브 고지를 정복했으며, 5월 25일 광주 KIA전에서는 역대 15번째로 600경기에 출전하는 등 화려한 이정표들을 세워나갔다.
넥센 거포 박병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박병호는 전반기 최종전인 포항 삼성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터뜨리며 2012년 이후 4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이승엽, 우즈에 이은 역대 3번째 작품이다. 특히 박병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반기 30홈런을 달성하며 이승엽에 버금가는 거포로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삼성 안지만은 불펜투수로서 홀드 기록의 신기원을 열었다. 지난해 류택현의 통산 최다홀드 기록을 경신했던 안지만은 6월 2일 포항 롯데전에서 최초로 통산 150홀드를 달성했고, 올시즌 14번째 등판 경기였던 4월 30일 대구 LG전에서 최소경기 시즌 10홀드의 기록을 세운 뒤 시즌 34번째 등판경기였던 7월 5일 대구 LG전에서 최소경기 시즌 20홀드 기록을 잇달아 작성했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NC 테임즈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테임즈는 4월 9일 광주 KIA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우측 2루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중간 2루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한 테임즈는 세번째 타석에서 우월홈런, 네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선상의 3루타를 만들어내며 역대 17번째, 외국인 선수로는 2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연출했다.
같은 날 두산 마야는 잠실에서 넥센을 상대로 9이닝 3볼넷 무실점으로 노히트노런을 작성했다. 지난해 NC 찰리에 이은 2년 연속 노히트노런의 주인공. 역대 12번째이고, 외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대기록이었다. 두 외국인 선수가 KBO 리그에서 같은 날 사이클링히트와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것은 처음이었다.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관중 동원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전반기 419경기에 총 433만6189명의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후반기에 사상 첫 8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