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슈퍼주니어가 10년 묵은 입담을 폭발시켰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희철, 시원, 이특, 은혁, 동해, 예성이 출연한 '슈퍼주니어! 나쁜 녀석들' 특집으로 꾸며졌다. 군복무 중인 성민과 신동, 스케줄로 인해 불참한 려욱과 강인은 아쉽게 출연하지 못했다. MC 규현이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은 방송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를 '디스'하는가 하면, 스캔들부터 탈퇴, 군입대, 불화, 결혼 이야기까지 거침없이 털어놨다. 어느덧 데뷔 10년, 함께 했던 오랜 시간이 있었기에 한마디 한마디에 추억과 웃음이 깃들어져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멤버 김기범의 근황과 그룹을 탈퇴한 한경 목격담이었다. 이특은 "기범은 드라마 하고 있다. 슈퍼주니어로는 장기 휴식 중"이라며 "여전히 우리 멤버이다. 다만 가수보다는 연기자를 지망해서 가수 활동은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예성은 쇼핑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한경과 만난 사연을 밝히며 "저는 솔직히 반가웠다. 둘이 친구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경도 '오랜만이다. 반갑다. 잘 지냈어? 밥 한번 먹자'라고 말했다. 저도 자존심에 한 벌 샀다. '그래, 쟤도 나를 쳐다보고 있겠지'라고 생각해 할인 안 하는 신상품으로 하나 샀다"고 말해 모두를 웃게 했다.
남자아이돌 최초 유부남인 성민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윤종신은 "슈퍼주니어 안에서는 결혼의 결자도 못 꺼내는 분위기라던데. 성민의 결혼 이후 민감해진 것이냐"고 물었다. 희철은 "사실 성민이가 결혼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안됐던 이유도 있고 팬 분들도 이미 열애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 그걸 쉬쉬하고 있었는데 그게 터진 거다. 그런데 성민이에게 미안한 것도 있다. 멤버 모두가 즐거운 결혼식을 원했는데 축하한다고 제대로 말을 못한 게 그렇다"고 속내를 밝혀 눈길을 모았다.
진지한 이야기가 중간중간 있었음에도 슈주 특유의 재치와 입담이 방송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특히 이들은 서로에 대한 거침없는 폭로와 디스로 10년차 우정을 과시했다.
시원은 "같이 앉아 있으면 도마 위의 생선이 된 느낌"이라고 털어놓으며 '라디오스타' 출연도 고민했다고 고백했는데, 시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희철은 "이 친구는 감자칩처럼 과대 포장된 게 있다. 우리끼리 대기실에 있을 때는 말투도 이렇지 않고 재미있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막 이러고 웃다가 방송에만 나오면 멋있게 보이려고 한다"고 폭로해 웃음을 유발했다.
"SM에서는 '이특 입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는 MC 윤종신의 말에, 김구라는 이특이 '썰전' MC 자리에 의욕을 보였으나 소속사의 반대로 불발된 사실을 알렸다. 이에 규현은 "회사에서 겁을 내는 것"이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규현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예성은 "규현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길래 '너 혼자 먹어? 막내니까 좀 사오지'라고 했는데 '음 맛있는데?' 라면서 먹더라. 벼르고 있던 시점이라 화가 나서 아이스크림을 날라 차기로 날려 버렸다"고 밝혔다. 규현은 "손찌검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디스전을 이어갔다.
33살 동갑내기 이특과 희철은 서로 상극이라고 고백하며,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크게 다퉜던 일화를 공개했다. 시원과 려욱도 사소한 일로 오해가 커져 싸우게 된 일을 고백했다. 한바탕 디스전과 불화에 대해 털어 놓은 뒤, 이특은 리더답게 "10년 팀워크 비결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마무리해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슈퍼주니어는 각기 다른 이상형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김국진은 "규현이는 일반인이고, 은혁은 20대 초반 귀여운 여성이 이상형이라더라"라고 말해 은혁을 당황시켰다. 은혁은 "20대 초반의 귀여운 여성 스타일도 좋고 20대 후반도 좋다"라고 수습했다. 규현은 "동해는 로맨티스트라 눈이 크고 이마가 예쁜 분을 좋아한다"고 밝혔다.시원은 "길쭉길쭉한 모델이 좋다"고 말했다. 전 여자친구의 바람을 고백했던 예성은 "바람만 안 피면 된다"라고 말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라디오스타'와 슈퍼주니어의 시너지가 느껴지는 특집이었다. '라디오스타'는 슈퍼주니어 특유의 능청스러운 매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공간이었다. MC규현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MC였던 희철은 독한 MC들의 기에 눌리지 않는 입담으로 토크에 맛을 더했다. 10년간 기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짧은 방송시간 동안에도 쉴 틈 없이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티격태격하며 이어온 팀워크와 우정은 단단했다. 그것은 고품격 음악 토크쇼라는 차별화된 포맷으로 9년째를 장수하고 있는 '라디오스타'와도 닮았다. 덕분에 슈퍼주니어의 매력이 '라디오스타'를 타고 안방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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