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여름을 맞이한 브렌던 로저스 감독은 남다른 폭풍영입으로 리버풀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최근 리버풀은 올여름 6번째 영입이 될 다니엘 클라인(사우샘프턴) 입단에도 가까워진 상태다.
클라인의 리버풀 입단이 확정될 경우, 그는 지난 12-13시즌 로저스 감독 부임 이후 리버풀의 30번째 영입 선수가 된다. 로저스 감독은 거액을 들여 검증된 '월드 클래스' 선수를 영입하기보단, 비교적 저렴하고 알찬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영입하는 스타일이다. 어린 유망주를 선호하고, 메수트 외질-알렉시스 산체스 등 확실한 '월클'에 투자하는 아르센 벵거(아스널) 감독과는 다르다.
지난 4년간 리버풀의 리그 순위는 8위-7위-2위-6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적어도 '전통의 명문' 리버풀의 이적 자금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지난 29명의 이적료로 무려 2억4310만 파운드(약 4265억원)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하자민 그간 로저스의 영입에 대한 총평은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 지난 29명 중 '성공'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다니엘 스터리지와 필리페 쿠티뉴 2명 뿐이다. 그나마 스터리지는 지난 시즌 EPL 득점 2위를 차지하는 등 대폭발했지만, 올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며 단 12경기(선발 7) 출전에 그쳤다.
그 외에 조 앨런, 시몽 미뇰레 등 실패로 단언하기 어려운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영입은 대체로 실패했다. 파비오 보리니, 루이스 알베르토, 이아고 아스파스, 콜로 투레, 마마두 사코 등이 그들이다.
특히 챔스 티켓을 목에 걸고 무려 1억2000만 파운드를 투자한 지난 시즌의 영입은 더욱 처참했다. 엠레 찬 정도가 제 포지션도 아닌 중앙수비수로 그럭저럭 제몫을 했을 뿐, 기대를 모았던 데얀 로브렌, 라자 마르코비치, 마리오 발로텔리 등은 리버풀 팬들의 뒷목 건강에 심대한 우려를 끼쳤다. "1억 파운드를 썼으면 우승을 노려야한다"라는 과거 로저스 감독의 토트넘 비판도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 시즌 후반기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6위에 그친 리버풀은 올여름 분노의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영입 전권을 손에 쥔 로저스 감독은 지난 4일 제임스 밀너를 시작으로 대니 잉스, 아담 보그단, 조 고메스, 로베르토 피르미누까지 무려 5명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클라인의 영입이 임박한데다 마테오 코바시치(인터밀란), 카를로스 바카(세비야), 호세 살로몬 론돈(제니트) 등의 영입설도 돌고 있다. 첫 두자리수 영입에 도전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현재까지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밀너와 피르미누 등 클래스를 인정받는 선수들을 영입한데다, 전력 구멍을 착착 메워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돌이켜생각해보면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때도 리버풀은 좋은 영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지 로브렌 등이 예상보다 크게 밑도는 기량을 보여줬을 뿐이다.
다음 시즌 경기력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시즌 종료 직후 경질 위기에도 몰렸던 로저스 감독에게 올여름은 리버풀 잔류 여부를 가르는 필사적인 시기다. 리버풀이 "올해는 다르다"를 외치며 다시 한번 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