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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난 이어 코치난' 제주, 졸지에 코치 두명 잃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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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생활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이런 '선수난'도 처음인데 '코치난'까지 겪고 있는 조성환 제주 감독의 말이다. 올시즌 처음 K리그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힘겨운 6월을 보내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수원전에서 진대성마저 다쳤다. 발등에 실금이 갔다. 두 달 정도 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 컨디션을 가진 공격수가 단 3명(로페즈, 김 현, 박수창) 뿐이다. 까랑가, 배기종은 7월이 되야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정영총 심광욱 등 신예들은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한계를 노출했다. 송진형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20~30분 정도 밖에 뛰지 못하는 몸상태다. 수비진에도 정다훤 이 용이 부상으로 제외된 상태다. 상대의 전술에 맞춘 엔트리는 고사하고 17명 채워놓기도 여의치 않다.

여기에 조 감독의 손발이 되어줄 코치 2명마저 이탈했다. 시즌 중 코치가, 그것도 2명이 팀을 비우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선 전경준 수석코치가 올림픽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직은 지난달 최문식 전 코치가 대전 시티즌 감독으로 부임하며 공석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전 코치를 낙점하고 조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조 감독은 당초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조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 당시 전 코치를 데려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올림픽대표팀으로 가고 싶다는 전 코치의 의중을 확인한 후 마음을 바꿨다. 조 감독은 "전 코치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있을때부터 협회일에 대한 애착이 많았다. 다시 한번 기회가 온 만큼 잡을 명분이 없었다"고 했다. 제주는 당초 7월11일까지 전 코치와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어차피 기회를 주기로 한 만큼 일찌감치 보내주기로 했다. 전 코치는 현재 서울로 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조만간 후임 수석코치를 임명할 계획이다.

또 한명의 코치는 부상이다. 김지운 골키퍼 코치가 허리디스크 치료 차 자리를 비웠다. 지금 구단에 복귀했지만 정상적인 훈련 진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 감독은 "부위가 부위인만큼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대신 박동우 스카우트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박 스카우트는 청소년 대표팀 골키퍼 코치까지 역임한 바 있다. 제주는 변재섭, 백승우, 박동우, 세명의 코칭스태프로 당분간 운영될 예정이다. 조 감독은 "가뜩이나 선수도 없는데 코치도 없고. 이런 적은 처음이다. 나중에 더 잘되게 해주려고 일찍 시련을 주시는 것 같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