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가 빠진 넥센 히어로즈는 괜찮을까.'
다수의 전문가들이 2015시즌 넥센 구단이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궁금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넥센에서 유격수로 타율 3할5푼6리, 40홈런과 117타점이란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연말에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계약, 넥센을 떠났다.
강정호가 떠난 현재 넥센 유격수 자리엔 루키 김하성이 당당하게 서 있다. 또 강정호가 주로 들어갔던 박병호(4번) 다음 타순엔 유한준이 자리잡고 있다. 김하성은 현재 신인왕 후보 1순위이고, 유한준(0.377)은 22일 현재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은 38승1무30패로 4위. 선두 NC(39승1무27패)와 2게임차다. 수치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강정호가 빠진 공백을 걱정했던 건 현재로선 기우다.
넥센은 강정호가 없어도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팀 타율(0.294) 팀 홈런(105개) 팀 안타(716개) 팀 타점(420개) 팀 장타율(0.490) 팀 득점권타율(0.305) 팀 출루율(0.373) 등 대부분의 팀 타격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팬들은 이런 넥센을 '넥벤져스(넥센+어벤져스)'라고 칭송한다. 정말 타선 만큼은 강정호가 있을 때와 맞먹을 정도로 뜨겁다.
강정호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건 김하성과 유한준이다. 프로 2년차 김하성은 수비(13실책)에서의 미흡한 점을 타석에서 눈부시게 메워주고 있다. 13홈런 46타점, 특히 득점권타율이 3할2푼9리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유한준은 타율 3할7푼7리, 16홈런, 56타점으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두 명 뿐 아니라 고종욱(타율 3할2리, 5홈런) 윤석민(타율 3할1리, 41타점) 박동원(타율 2할5푼3리, 7홈런, 31타점) 등의 높은 팀 공헌도까지 더해졌다. 홈런 타이틀 홀드 박병호, 김민성 이택근 등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아직 판단은 이르다. 우리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어려운 고비가 있었다. 마운드에서 송신영이 선발로 6승을 해준 게 컸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이 시즌 전 걱정했던 부분은 타선이 아닌 투수진이었다. 특히 선발진에선 기대했던 문성현이 현재 무승이지만 베테랑 송신영이 11게임에서 6승(1패)으로 기대치 이상을 했다. 또 좌완 김택형이 2승으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영민 금민철 김정훈 등이 줄줄이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후반기를 대비한 '예비군'들이다.
염 감독은 선수 육성의 기본 원칙이 '선택과 집중'이라고 설명한다. 넥센 히어로즈는 국내 유일한 야구 전문 기업이다. 그들은 선수를 발굴하고 성장시켜 1군에서 기량을 발휘하게 만드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이장석 대표부터 유망주 발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또 구단 내부 의사결정도 빠르다.
염 감독은 "우리는 가까운 선수부터 키운다. 잘 알고 있고 된다고 판단한 선수를 키우기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그 과정을 통해 야수 박병호 김민성, 투수 한현희 조상우 등이 만들어진 셈이다. 넥센은 다른 '형님' 구단들이 몇 십년을 해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