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을 기다렸다. 결국 한을 풀었다.
박은선(로시얀카)에게 월드컵은 한이었다. 그는 2003년 미국여자월드컵에 출전했다. 당시에는 17세 소녀였다. 남다른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한 수 위의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공격포인트없이 월드컵을 마쳤다.
이후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히려 혼돈의 시간만이 있었다. 방황도 했다. 축구화도 벗었다. 주변의 질투로 인해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상처도 입었다. 그 좌절의 시기를 다 이겨냈다.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6골을 넣었다. 한국을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부활이었다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뛰지 못했다. 고질인 발목에 발목을 잡혔다. 1차전과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3차전 기회가 왔다. 선발출전했다. 체격좋은 스페인 수비진과 경기 내내 몸을 비볐다. 헤딩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무게감이 있었다. 후반 15분 교체아웃될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박은선의 분전 때문에 스페인 수비진들은 체력이 떨어졌다. 그 덕분에 한국은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은선은 이제 자신이 단 한번도 가지 못했던 무대에 진출한다. 이제부터는 그 결과를 아무도 모른다. 12년의 한을 풀어낸 박은선은 그 이상의 쾌거만 생각하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