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 육성학교 운영은 찬성하지만, 시행은 시기상조다."
프로배구 감독들을 비롯해 심판, 구단 프런트, 행정가 등 배구인들이 내년부터 시행을 고려했던 연고지 육성학교 운영에 대해 재검토를 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100여명의 배구인들은 지난 28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15년 한국배구연맹(KOVO) 통합워크숍에서 프로배구 발전을 위한 열띤 토의를 벌였다.
화두는 구단별 연고지 육성학교 운영방안이었다. KOVO는 2005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행한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시행과 국내 선수 육성을 병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소년 선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각 구단 사무국장급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통한 큰 틀은 잡혀 있었다. 시행 시기는 당장 내년으로 예정했다. 특히 고교 팀으로 한정해 각 구단별 2개 학교(연고지역 1개, 비연고지역 1개)를 선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남고부 총 27개교와 여고부 총 18개교였다. 시행 구단은 2개교 중 1명을 대상으로 2018~2019시즌부터 우선지명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배구인들은 토의를 거쳐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육성학교의 범위를 고교만 한정하지 말고 초등학교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육성학교의 개수와 선수 정원, 2군 제도 도입 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육성학교를 남자부 4개, 여자부 3개로 확대해 일부 학교가 아닌 모든 학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남자부의 경우 우선지명권이 부여된 선수의 프로팀과 대학진학에 대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선행 과제에 대해서도 주장했다. 결국 시행에 앞서 세부사항에 대해 제도적인 안정장치를 마련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 다른 문제점도 해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구단이 사용할 유소년 육성 자금이다. 이 부분은 한국배구연맹이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제도상 스포츠토토 수익금을 유소년을 위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단 배분금은 프로활성화 사업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KOVO관계자는 "이 부분은 제도적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로배구는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서야 유소년 육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늦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얘기가 있다. 유소년은 '동계 스포츠의 꽃' 프로배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열쇠다.
춘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