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대통령을 뽑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65회 FIFA총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FIFA 회장 선거는 30일(이하 한국시각)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제프 블래터 현 FIFA 회장(79·스위스)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0)의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당초 포르투갈의 레전드 루이스 피구와 미카엘 판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장도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중도 사퇴했다.
분위기는 블래터 회장쪽이다. 1998년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FIFA의 수장이 된 블래터 회장은 5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1981년부터 1998년까지 17년간 FIFA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이어 16년간 FIFA 회장을 지내는 등 FIFA 권력의 핵심에서만 30년 넘게 막강한 인맥과 권력을 구축했다. 블래터 회장은 이미 공식 지지를 선언한 남미연맹과 아프리카연맹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만큼 느긋한 입장이다. CNN 등 유력언론들도 '블래터 회장이 FIFA 6개 대륙연맹 가운데 5곳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反)블래터 진영을 대표하는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진영은 막판 뜨거운 공세를 퍼붓고 있다. 알 후세인 왕자를 지지하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26일 프랑스 스포츠신문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블래터 회장은 단지 (회장직을 내려놓은 후의) 미래가 두려운 것"이라며 "블래터 회장이 자기 자신을 FIFA와 완전히 동일시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이 느낄 공허함은 이해하지만 그가 진정 FIFA를 사랑한다면 FIFA의 이익 자신의 사익보다 앞에 놓아야 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엇다. 앞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25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블래터 회장은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알 후세인측은 블래터 회장이 4번째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했던 약속을 어긴 점 등을 꼬집어 블래터 회장 흔들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을 꺾을 수 있도록 그의 재정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위법성 제안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경찰에 알리기도 했다.
알 후세인 왕자는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제치고 당선되는 이변을 만들어낸 경력이 있다. 하지만 분명 블래터 회장이 한발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알 후세인 왕자가 반란에 성공할 것인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FIFA 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취리히로 향하고 있다. 향후 4년간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 할 FIFA 회장은 209개 FIFA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