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리그들의 시즌 종료(이탈리아 세리에A 제외)와 동시에 감독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사퇴와 경질설 그리고 부임설이 동시에 난무하고 있다.
감독 대이동의 중심 축에 레알 마드리드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6일(한국시각)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2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는 안첼로티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면서 "안첼로티 감독의 경질은 힘든 결정이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2년간 이사진은 물론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따내야 한다는 팬들의 요구가 커졌다. 구단에 변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임 감독은 다음주 안으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첼로티 감독은 2013~2014시즌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 올라 팀 통산 10번째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라 데시마)을 선사했고, 코파 델레이 우승컵도 가져왔다. 그러나 올시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 슈퍼컵을 차지했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4강), 스페인 프리메라리가(2위). 코파 델 레이(8강)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해 2년만에 팀을 떠나게됐다.
'스타 군단'인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이 공석이 되면서 유럽의 이름값 있는 감독들의 이름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스페인의 언론은 라페엘 베니테스 나폴리 감독과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2군) 감독을 유력 후보로 전망하고 있다. 베니테스 감독은 올시즌을 끝으로 나폴리와 계약이 만료된다. 이미 구단의 재계약 의사를 거절했다. 반면 안첼로티 감독을 향한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AC밀란과 잉글랜드의 웨스트햄이 안첼로티 감독을 원한다는 유럽 언론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위르겐 클롭 전 도르트문트 감독의 거취는 최고 '핫이슈'다. 유럽 빅클럽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클롭 감독은 지난 23일 열린 독일 분데스리가 34라운드 홈경기 베르더 브레멘전을 끝으로 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클롭 감독은 홈팬들의 박수 속에서 고별전을 치르고, 8년간 정들었던 도르트문트를 떠났다. 클롭 감독은 올시즌 부진하긴 했지만 도르트문트를 맡아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일궈낸 지도력으로 유럽 축구계의 '스타 감독'으로 떠 올랐다. 맨시티, 바이에른 뮌헨, AC밀란 등 클롭 감독을 원하는 팀이 수두룩하다. 클롭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스페인어 역시 배워야 한다면 배울 수 있다"고 밝히면서 레알 마드리드행 가능성도 불거졌다. 클롭 감독의 거취에 따라 유럽의 빅클럽 감독들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이밖에 잉글랜드의 빅클럽도 감독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를 차지한 맨시티의 페예그리니 감독은 '잔류'를 확신하고 있지만, 시즌 내내 경질설에 시달려 거취가 불투명하다. 시즌 최종전에서 50여년만에 6골 이상 실점하며 스토크시티에 대패(1대5 패)를 당한 리버풀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사퇴설도 '설'에 그칠지, 현실이 될지 관심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