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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패 끊어낸 김광현, 진정한 에이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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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김광현이 에이스의 품격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SK는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김광현의 역투에 힘입어 6대0으로 승리,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탈출했다. 5연패를 끊어낸 SK는 25승20패가 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역시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6이닝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 6개, 볼넷 5개를 내줬지만 위기 때마다 강력한 구위로 롯데 타선을 제압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구속 150㎞의 강속구와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시즌 6승째(1패). 밴해켄(넥센 히어로즈) 유희관(두산 베어스) 린드블럼(롯데)과 함께 다승 공동 2위가 됐다.

단순히 승수가 많아서가 아니다. 팀이 정말로 승리를 필요로 할 때 혼자의 힘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래서 에이스다. 연패 상황서 선발로 등판하는 투수들의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김광현과 같은 에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상대 선발이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등판인 구승민이어도, 롯데가 주축 타자 손아섭-황재균-박종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어도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약한 라인업을 상대로 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어깨에 더 힘이 들어가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광현은 이 부담을 이겨냈다. 이날 경기 레퍼토리가 있었다. 첫 2개의 아웃카운트는 완벽히 잡고, 반복해서 어려움을 겪었다. 1회와 3회 1, 2번 타자를 모두 잡고 아두치에게 안타를 내줬다. 2회에는 2사 2루 상황서 문규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박재상의 보살로 실점을 막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4회에도 2사 후 임재철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후 오윤석과 문규현까지 상대하며 투구수가 늘어났다. 투구수가 늘어나 힘이 떨어진 6회에는 최준석과 강민호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대위기를 맞이했지만 2사 1, 2루 상황서 대타 황재균을 삼진 처리했다. 김광현이라는 투수의 위압감에 결국 롯데 타자들이 찬스에서 적시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광현 뿐 아니었다. 타선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한 선수가 있었다. 주포 박정권이다. 1-0으로 앞서던 4회 도망가는 솔로포를 때려냈고, 6회 바뀐 투수 강영식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SK는 이날 경기 전 간판타자 최 정을 2군에 내렸다. 이재원은 허벅지 통증으로 빠졌다. 팀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의 집중력이 승리를 이끌었다.

연패가 길었더라도, 단 한 번의 좋은 계기로 다시 반전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게 프로야구다. 그 반전은 에이스 투수의 압도적인 피칭 속에 완승을 거둘 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SK가 다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 일단 첫 퍼즐은 잘 맞췄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