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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FC서울의 마지막 퍼즐, 재시동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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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이 흘렀다. 시험대에 올랐지만 몇 걸음 전진했다가 멈췄다. 다시 시동을 건다.

FC서울의 박주영(30)이 돌아온다. 박주영은 16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전남과의 홈경기에 출격이 예상된다. 최용수 감독은 "주영이는 18명 엔트리 안에는 들어갈 수 있는 몸상태다. 재활 기간 동안 많은 공을 들였고, 본인도 이전과는 다른 동작들을 보여주고 있다"며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영이가 원톱으로 들어가면 팀에 안정감을 준다. 전남 같은 팀을 상대로는 정교한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찬스가 왔을 때 본인이 마무리하거나 연결해 주는 판단력을 갖고 있기에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박주영은 올 시즌 FC서울의 마지막 퍼즐이다.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3월 11일 서울에 다시 둥지를 튼 그는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을 거쳐 지난달 4일 제주전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교체였다. 이어 12일 인천과의 원정경기(1대1 무)에선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전반 9분 에벨톤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복귀골을 터트리는 기쁨을 누렸다. 15일 대전전(1대0 승)에서는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러나 18일 수원과의 슈퍼매치(1대5 패)에서 고개를 숙였다. 1-1로 균형을 이룬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지만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았다. 팀도 무너지면서 무려 4골을 허용했다.

엎친데 덮친격이었다. 무릎에 이상이 왔다. 심적으로도 부담을 지울 수 없었다. 최 감독은 휴식을 선택했다. 박주영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박주영은 K리그와 FA컵 등 최근 4경기에서 엔트리에 제외됐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서울은 곡예비행 끝에 반전에 성공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K리그에서도 반전의 첫 단추를 뀄다. K리그 10라운드 부산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에서 탈출했다. 서울은 여전히 하위권인 10위(승점 12·3승3무4패)에 포진해 있다. 그러나 3위 제주(승점 15·4승3무3패)와의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하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

그래서 박주영의 복귀가 더 절실하다. ACL은 다른 이야기지만 서울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연승과 멀티골이 없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선 두 가지 숙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심적으로 여유를 가지게 됐다. 한 골은 나나 팬들이 모두 원하지 않는 스코어다. 우린 분위기를 탔다. 추가득점과 대량득점에 대한 희망적인 생각이 든다. 또 우리는 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다. 바닥을 다지는 시기가 오랫동안 있었기에 전남전이 또 다른 반전을 할 수 있는 큰 경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영에 대한 시나리오도 새롭게 짜여졌다. 최 감독은 우선 심적으로 큰 짐부터 덜어낸다는 계획이다. 차근차근 도약하자고 했다. 그는 "박주영이 복귀 후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초반이라서 빨리 진단을 내릴 수 있었고,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컨디션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주영이 당장 전남전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이 본인에게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료들도 박주영의 연착륙에 힘을 보탠다. 서울의 부주장인 오스마르는 "박주영은 정감이 많고 영리한 선수다. 분명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잠시 휴식기간을 가지고 돌아왔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순 없다. 함께 있는 선수들이 박주영을 도와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했다.

서울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주영의 부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