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들의 부상 악재로 고전한 넥센 히어로즈가 다시 완전체로 돌아온다. 이택근과 유한준이 복귀하고, 김민성이 2루에서 서건창의 공백을 메운다.
넥센 히어로즈에겐 '넥벤져스'라는 별칭이 있다. 히어로즈라는 팀명이나, 영화 '어벤져스'처럼 영웅 군단이 있다. 라인업에 MVP급 활약을 하는 선수를 다수 보유한, 화끈한 장타력의 팀. 넥센의 강타선은 타팀에겐 분명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확실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강정호의 공백은 물론, 시즌 초반부터 김민성 서건창 이택근 유한준이 연쇄 부상을 입었다. 완전한 선수 구성으로 경기를 치른 건 시즌 초반에 불과하다.
서건창이 무릎 십자인대 부분파열로 3개월 공백이 예상되지만, 이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돌아왔다. 김민성이 발목 부상을 털고 돌아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고, 천만다행으로 큰 부상을 면한 유한준은 26일 kt 위즈전에서 대수비로 복귀해 타석에서도 볼넷 하나를 골랐다.
이택근은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 퓨처스리그(2군) 2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25일과 26일 경산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군 경기에서 7타수 3안타로 건재를 과시했다.
28일부터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부터는 돌아온 '넥벤져스'를 만날 수 있다. 이택근의 엔트리 복귀가 예정돼 있다. 또한 지명타자와 3루수 출전을 순차적으로 마친 김민성이 수비 감각을 찾아 2루수로 나선다.
김민성은 서건창 등장 이전 넥센의 주전 2루수였다. 이후 3루수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2루 수비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다. 시범경기 때도 서건창의 부상으로 2루로 투입돼 녹슬지 않은 수비력을 보인 바 있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성에게 2루 수비를 놓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해왔다. 3루에 비해 움직임이 많은 탓에 예전보다는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김민성에게 발목 통증을 털어낼 시간을 충분히 줬다, 또한 김민성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할 생각이다. 염 감독은 "2루에서는 체력 소모가 더 클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쉬어줘야 한다. 지명타자 출전 등 휴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문우람 박헌도 등 백업멤버들이 주축들의 공백을 잘 메워줬지만, 이제 주전들로 교체해줄 필요가 있다. 염 감독은 "우람이나 헌도도 지쳐간다.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휴식이 필요하다"며 "백업선수들도 로테이션이 돼야 체력 소모가 덜하다"고 말했다.
넥센은 이제 고종욱-이택근-유한준-박병호-김민성-윤석민-스나이더-김하성-박동원이라는 베스트라인업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서건창이 고종욱으로 바뀌었을 뿐, 시즌 전 구상과 동일하다. 고종욱은 훌륭하게 리드오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비 포지션에 변화는 있지만, 새 라인업도 강력하다. 12승11패로 이제 막 5할 승률을 넘어선 넥센의 반격이 시작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