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FA 영입을 고민할 때 프런트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머리를 싸맨다. 비싼 돈을 주고 영입한, 또는 잔류시킨 고액연봉 선수를 벤치에 앉혀둘 수는 없다. 이 선수들이 잘하면 아무 걱정이 없지만 부진하기라도 한다면 낭패다. 잠시 주춤한다고 해서 덜컥 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두면 팀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몸값이 높은 선수들이 활약해 줘야 감독이 오더 짜기가 편해진다. 올시즌에 앞서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 있었다. 대형 FA들이다. 거품논란이 끊이질 않은 가운데 역대 최고 몸값이 연이어 경신됐다. 50억원(4년 기준)을 넘긴 초대형 계약이 무려 7건이었다. 엄청난 보상금과 보상선수 등을 이유로 팀을 옮긴 선수는 장원준(롯데→두산) 밖에 없었다. 삼성 윤성환은 80억원, 안지만은 65억원. KIA 윤석민은 미국에서 컴백해 사실상의 FA계약으로 90억원을 받았다 LG박용택은 50억원, SK 최정은 86억원으로 역대 최고액, SK 김강민도 56억원의 대박을 치며 소속팀에 잔류했다.
이들의 첫 시즌 활약이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올시즌 초반,'대형 먹튀 사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팀성적과 대형FA의 활약상이 얼추 정비례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 충격의 3연패를 당했지만 그래도 1위다. 윤성환은 지난 26일 롯데전에서 7이닝 7실점으로 뜻밖의 시즌 2패째를 안았지만 3승2패로 다승 공동 선두, 탈삼진 36개로 1위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매번 등판때마다 6이닝 이상씩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팬들 사이에서 '윤태자'라 불리는 윤성환은 '몸값이 아깝지 않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안지만도 중간계투(셋업맨)로는 상상치 못했던 거액을 받았지만 임무수행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1승 8홀드(1위)에 평균자책점 2.30. 10개 구단 불펜진 중 가장 믿을만한 투수라는 평가다. 2위 두산의 장원준도 점차 제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시즌 초반 다소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였지만 지난 24일 KIA전에서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거둬 3승째(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3.48(10위)을 마크중이다. 잠실이라는 큰 홈구장, 짜임새 있는 타선을 등에 업고 있다.
SK도 최정이 그런대로 이름값은 해주고 있다. 이런 저런 부상이 가장 큰 고민이다. 타율 3할3푼9리(10위)에 4홈런 17타점. 김강민은 무릎부상으로 재활중이라 유일하게 개점휴업이다. SK는 2위를 달리다 지난 주말 대전에서 한화를 만나 속절없이 3연패를 안았다. 한화와 공동 4위다.
12승11패로 6위인 LG는 박용택을 100%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부상 탓이다. 박용택은 타율 2할5푼9리에 5홈런12타점을 기록중이다. 썩 만족스럽진 못하다.
KIA 마무리 윤석민은 몸값에 비하면 활약이 다소 아쉽다. 1승2패4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20이다. 치열한 승부가 많았고, 본인이 세이브 기회를 날리고 구원승을 따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들어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25일 두산전에서는 2⅔이닝(1실점)을 던져 구원승, 다음날에도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1실점)을 소화한 뒤 패전 멍에를 썼다. KIA는 11승12패로 8위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50억원 이상(4년 기준) 거액FA 성적(27일 현재)
삼성 윤성환(80억원) 3승(공동 1위)2패 평균자책점 3.09 36탈삼진(1위)
삼성 안지만(65억원) 1승 8홀드(1위) 2.30
두산 장원준(84억원) 3승(공동 1위)무패 3.48
SK 최정(86억원) 타율 0.339(10위) 4홈런 17타점
SK김강민(56억원) 무릎부상 재활중
LG박용택(50억원) 타율 0.259 5홈런 12타점
KIA윤석민(90억원) 1승2패4세이브 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