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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에서 공격형 윙백으로' 정다훤에게 어떤 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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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훤(28·제주)은 올시즌 초반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핫한 윙백 중 하나다.

그는 5라운드까지 2골을 넣었다. 팀내 최다 득점이다. 정다훤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우연히 내 쪽으로 좋은 찬스가 왔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그 전까지 2009년 K리그에 발을 들인 이래 129경기에서 단 2골만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과연 정다훤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조성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후 제주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윙백의 활용이다. 박경훈 전 감독이 윙백들의 수비를 강조했다면 조 감독은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하고 있다. 정다훤은 "감독님의 경기 스타일이 잘 맞는다. 물론 수비가 먼저지만 팀컬러가 공격적으로 변하다보니 경기가 스피디하고 재밌어졌다. 그래서 골 기회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정다훤은 대학교때까지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다. 2009년 서울 입단 후 당시 감독이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의 권유로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정다훤은 공격수 출신이지만 공격력 보다는 수비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래서 이번 전술 변화 때 고민이 많았다. 정다훤은 "개인적으로 감독님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공격력이 좋아질 수 있을지 여쭤봤다. 반복 훈련을 강조하시더라. 그래서 훈련 후 크로스 올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정다훤은 골 넣는 윙백으로 재탄생했다.

본연의 임무인 수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정다훤은 "최소실점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김수범-알렉스-오반석-정다훤으로 이루어진 제주의 포백은 5경기에서 단 2골만을 내주며 올시즌 클래식 최소실점을 하고 있다. 정다훤은 "포백을 이루는 선수들이 모두 헌신을 장점으로 하는 선수들이다. 그러다보니 한발 더 뛰고, 서로 커버해주고 하다보니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잘 나가는 정다훤에게도 잊고 싶고 싶은 기억이 있다. 4일 서울전 0-0이던 후반 4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으로 볼을 걷어내려다 제주의 골대를 맞혔다. 얄궂게도 이 공은 서울 에벨톤에게 연결되며 결승골을 내줬다. 7년간 이어온 서울징크스를 깨려던 제주의 각오도 물거품이 됐다. 정다훤은 "선수단은 물론 프런트까지 온 제주 관계자들이 승리를 기대했는데 찬물을 끼얹은거 같아서 너무 죄송했다"고 했다. 다행히 팀원들의 격려에 다음 경기였던 포항전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정다훤은 "함께 위로해준 선수단 덕분"이라고 웃었다.

정다훤은 올시즌 공격포인트 10개를 목표로 했다. 최소실점도 목표다. 이를 달성하면 분명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도 가능할 것이다. 차두리 은퇴 이후 대표팀의 오른쪽 윙백은 고민거리가 됐다. 이 용(상주) 김창수(가시와) 정동호 임창우(이상 울산) 등이 '포스트 차두리' 후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정다훤도 그 후보 중 하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