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은 빠른 발로 도루를 성공시키며 기동력으로 팀 공격력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역할은 수비다. 중견수로서 빠른 발과 뛰어난 타구 판단 능력으로 잡기 쉽지 않은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자주 보여준다.
삼성은 좌익수 최형우와 우익수 박한이가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중견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팀이다. 박해민이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준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박해민과 구자욱 박찬도를 놓고 외야수 경쟁을 시키고 있지만 수비의 중요성 때문에 박해민을 주전 중견수로 내보내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롯데전서 박해민의 수비는 결승타나 마찬가지의 효과를 냈다. 3-0으로 앞선 5회초 1사 3루서 롯데 1번 황재균의 깊숙한 타구를 전력 질주해 잡아내 모두를 놀래켰다. 치는 순간 당연히 중견수를 넘어가는 2루타성 타구라 보여졌지만 박해민이 잡아냈고, 롯데는 1점을 얻는데 그쳤다. 황재균의 타구가 안타가 됐다면 상위타선에 찬스가 이어져 삼성으로선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다. 박해민은 "처음엔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반정도 인것 같았는데 뛰면서 잡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박해민의 명품 수비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박해민은 훈련 덕분이라고 했다. 특히 공을 보지 않고 뛰는 훈련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해민은 "스프링캠프 때 김평호 코치님이 멀리 타구를 치면서 타구를 보지 않고 전력질주 한 뒤 포구 지점에 가까이 가서 타구를 돌아보는 훈련을 시키셨다. 그렇게 한게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타구를 자주 쳐다보면서 뛰는 것과 보지 않고 전력 질주하는 것과는 스피드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는 타구판단 능력이 좋아야 할 수 있다.
박해민은 또 대구구장 외야 펜스가 교체된 것도 대구구장에서 좋은 수비를 할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작년의 딱딱한 펜스였다면 전력질주를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푹신한 펜스로 바뀌어 더 과감하게 수비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