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시범경기 기록 중 괄목할 것은 홈런입니다. 17개로 팀 홈런 2위에 올랐습니다. 시범경기 중반까지 LG는 팀 홈런 1위를 달렸습니다. 롯데가 시범경기 막판 홈런을 몰아쳐 18개로 1위에 오르지 않았다면 LG가 팀 홈런 1위를 차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LG 타선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고르게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타격 자세를 수정한 오지환이 3개의 대포로 팀 내 1위이자 리그 공동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의 홈런은 밀어치기의 결과물로 대부분 좌측으로 향해왔습니다. 하지만 2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우중월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좌완 피어밴드를 상대로 잡아당기는 타격이 돋보였습니다.
두 명의 이병규, 정성훈, 최승준이 2개의 홈런으로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이병규(9번)는 14일 광주 KIA전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불혹의 괴력'을 뽐냈습니다. 박용택, 최경철, 정의윤, 채은성, 문선재, 양석환도 각각 1개의 홈런을 신고했습니다. 데뷔 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맛보지 못한 채은성이 공식경기에서 처음으로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1군 경험이 첫 해인 양석환도 홈런 대열에 가담해 개막 엔트리를 예약했습니다.
LG의 홈런포는 사실상 시범경기 내내 가동되었습니다. 시범경기 첫 경기인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타 거포로 기대를 모으는 최승준의 홈런포를 시작으로 15일 광주 KIA전까지 7경기 연속으로 터졌습니다. 17일 수원 kt전에서 하루 침묵했던 LG의 홈런포는 19일 목동 넥센전부터 시범경기 최종전인 22일 잠실 두산전까지 연일 이어졌습니다.
원정 경기에만 국한되지 않은 것도 인상적입니다. 대전, 사직, 포항, 광주, 목동으로 이어진 홈런 행진이 과연 LG의 홈구장이자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도 이어질지 여부가 관심을 모았습니다. LG는 3월 21일부터 펼쳐진 두산과의 잠실 2연전에서 매 경기 1개씩의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LG의 홈런 기세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원정 구장의 덕을 본 것이 아님을 입증했습니다.
작년 LG는 팀 홈런이 90개로 최하위였습니다. 경기 당 홈런 개수는 0.70개에 그쳤습니다. 팀 타율(0.279) 또한 최하위에 머물러 LG는 '타고투저에 역행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타고투저가 완화된 시범경기에서 LG는 오히려 장타력 향상을 시사했습니다. 경기 당 홈런 개수가 1.42개로 작년 정규시즌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LG는 시범경기에서 30개로 팀 2루타도 1위에 올랐습니다.
LG의 시범경기 홈런 양산이 정규시즌에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상대 투수들이 모두 1군 급은 아니었습니다. 에이스급 투수들은 시범경기에서 점검이 목적이라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경향도 있습니다.
올 시즌 LG는 마운드에 방점을 둔 운영을 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선발진 구성에는 약간의 물음표를 남겼지만 불펜만큼은 리그 최강이라는 평입니다. 만일 타선이 작년에 비해 향상된 장타력을 입증할 수 있다면 LG는 순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범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뿜어낸 LG의 기세가 정규시즌에도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