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루니' 이종호(23·전남)는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울산전(21일 오후 2시·울산월드컵경기장) 각오를 묻는 질문에 1년전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해 3월 26일 울산과의 홈경기, 전남은 전반 8분 스테보의 벼락슈팅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겼다. 개막전에서 포항을 꺾은 후 경남, 인천에 연거푸 3대0으로 승리한 울산이 전남에게 일격을 당했다. 전남전 패배 후 울산의 상승세는 주춤했다. 올 시즌도 K리그 클래식의 초반 대세는 윤정환 감독의 울산이다. 울산은 서울 포항을 상대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종호는 "그때도 울산은 강팀이었고, 무패를 달리고 있었다. 우리가 첫 패를 안긴 좋은 기억이 있다"며 웃었다.
울산의 '트윈타워' 김신욱 양동현 등 토종 최강 공격수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전남 대표 골잡이 이종호도 최전방 경쟁의 무게감을 알고 있었다. "이겨야 한다. 골을 넣는 선수의 팀이 이기게 돼 있다"고 단언했다. 2라운드 성남전의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이날 전남은 슈팅 15개, 유효슈팅 10개 등 압도적 기록에도 불구하고 0대0으로 비겼다. 이날 이종호의 몸은 가벼웠다. 전방에서 종횡무진 움직이며, 슈팅 5개, 유효슈팅 3개를 기록했다. 스테보의 슈팅은 2번이나 골대를 강타했다. 이종호는 "광양으로 내려오는 내내 스테보와 함께 고개를 못들었다"고 했다. "수비수 형님들이 위기를 다 막아주셨는데 스테보와 둘이서 자책을 많이 했다. 첫경기보다 두번째 경기가 좋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이번만큼은 꼭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스승' 노상래 감독에 대한 마음은 울산전의 가장 큰 동기부여다. 노 감독이 전남 지휘봉을 잡은 올시즌, 이종호는 '캐넌슈터' 노상래의 번호인 8번을 물려받았다. 전남 유스 시절부터 한결같이 믿어주고 지지해 준 멘토이자 은사다. "감독님이 믿어주고 기대하는 만큼 초반부터 결실을 드리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아서 죄송스러울 뿐이다. '한방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텐데, 아직 그 '한방'을 못해드렸다"고 했다. "감독께 데뷔 첫 승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무엇보다 강하다. 그게 울산전이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울산이 작년보다 훨씬 좋아지고 상승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에겐 첫 승의 간절함이 있다. 승리의 상대가 울산이면 더 좋다. 강팀을 잡아 분위기도 업되고 감독께 '데뷔 첫 승'이라는 큰 선물을 드릴 수 있다"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울산전에 모든 사활을 걸겠다. 다음주는 A매치 기간이라 경기도 없다.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