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장장 11일간에 걸쳐 진행된 MMORPG '아이마'의 파이널 CBT가 종료됐습니다. '아이마'는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파이터스 클럽 같은 액션 MORPG를 만들어 온 KOG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MMORPG입니다. KOG의 강점인 '키보드 액션'과 MMORPG를 성공적으로 융합해 지난 1차, 2차 CBT에서 테스터들의 호평을 받았던 게임이기도 합니다.NEW메인.png
하지만 대다수의 게이머에게는 아무래도 생소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1차, 2차 테스트 때는 KOG가 단독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크게 홍보가 되지 않았고, 넥슨을 통해 서비스하기로 결정된 작년 말에서야 대중들에게 공개된 게임이었으니까요. 직접 해보지 않고 KOG의 지난 게임들만 보고 아이마를 평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본 체험기도 이전 테스트와의 차이점을 비교하기보다는, 아이마가 어떤 게임인지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MMORPG에서 처음 만나는 횡스크롤 액션
아이마의 첫 인상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쿼터뷰 MMORPG의 모습이었습니다. 옆에서 보고 계시던 편집장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5미터 디아블로'였죠. 5미터 뒤에서 보면 디아블로 같다고… 하지만 아이마는 전투 방식의 차이 하나 때문에, 기존 MMORPG와는 궤를 달리하는 게임이 됐습니다. 아이마의 전투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 그 자체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보통 이런 게임에서는 적이 위에 있으면, 위에 적을 두고 공격하니까요. 하지만 아이마에서는 무조건 같은 선상에 둬야만 공격이 가능합니다.
솔직히 이상할 줄 알았습니다. 적들에게 달려가 라인 맞추고 공격하고 스킬 쓰고, 적들을 한 곳에 몰아서 쓸어보기도 하고, 공중에 띄워보기도 하고… 그렇게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다 보니 벌써 1시간이 지나있었습니다. MMORPG하면 금세 피곤해져서 오래 못하는 데도, 아이마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키보드 액션을 보여주는 MMORPG는 많았지만, 8방향을 신경 쓰면서 타겟팅나 적이 날아가는 거리, 공격 범위, 수많은 스킬의 쿨타임 등 생각할 게 너무도 많아 오래 즐기긴 어려웠습니다. 반면 아이마는 적들이 나와 동일선상에 있는지만 신경 쓰면 됩니다. 내 캐릭터가 어디에 있고, 적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이 용이한 액션 게임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요소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적과 나란히 서기만 하면 그 후에는 광란의 키보드 연타만 남아있죠.
이런 횡스크롤 액션은 아이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키보드 막 뚜들기면 손가락도 아프고 빨리 피곤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던 때도 있었지만, 실제로 잡아보면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습니다.
전투에 있어 추가적으로 더 신경 쓸 게 있는데 바로 '회피'입니다. 적들은 공격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자기 공격을 해대기 때문에, 플레이어도 공격을 하면서 적의 공격 직전에 얼른 '회피'할 것을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띄우기 스킬의 쿨타임이 15초 이상으로 상당히 길고, 회피 스킬 쿨타임이 1~2초 정도로 짧은 걸 봐서는 적들을 띄우며 일방적인 공중콤보로 적을 학살하기보다는 '히트 앤 런' 방식의 전투를 권장하는 것 같습니다.
만족스러운 액션을 보여주는 아이마지만, MMORPG와 횡스크롤 액션이라는 생소한 만남 덕에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점프'입니다. 공격의 시작으로 쓸 수 있는 '대쉬'와는 달리 점프는 전투에서 유용하게 쓰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적들은 띄우기나 날리기 공격 외에는 경직되지 않기 때문에 점프 공격도 의미가 없죠. 맵 역시 굳이 점프를 활용하지 않아도 모두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굳이 점프가 필요한 구간이 있다면, 필드에 나타나는 '스킬 경험치 구슬'을 획득할 때뿐입니다.
나중에는 점프를 적극 활용하는 콘텐츠가 추가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스킬 경험치 구슬 먹기가 다 인지라 아쉽습니다. 이왕 횡스크롤 액션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이상, 점프 액션도 보다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전투가 횡스크롤로 진행된다고 해서 인사, 춤, 휴식 등 전투와 상관없는 소셜 모션들까지 좌우로만 사용하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확대한 뒤 캐릭터를 돌려 앞모습을 볼 수 있지만, 친구와 확인해보니 다른 유저들에게까지 제 캐릭터가 앞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더군요. 비전투시에는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소셜 모션도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자유 전직 시스템 '가디언'
가디언은 전투 중 사용해 캐릭터의 기본 능력을 강화시키고, 강력한 성능의 가디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강화시스템입니다. 동시에 성장과 진화를 통해 더욱 강하게 육성시킬 수 있는 전직 시스템이기도 하죠. 가디언에 따라 공격 특성과 스킬 성격이 달라지므로 가디언에 따라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디언을 사용했냐 아니냐의 차이가 굉장히 큰 편합니다. 공격 범위는 물론 속도도 더 빨라지고, 대미지에 방어력, 생명력까지 전체적으로 능력치가 강화됩니다. 게다가 기존 스킬에 추가 연계 스킬이 발동된다거나, 쿨타임 감소 등의 패시브도 매력적이죠. 쾌적한 사냥을 원한다면 가디언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총 세 종류의 가디언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가디언을 모두 습득해 상황에 따라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전직을 바꿔가며 즐기는 MMORPG라는 의미죠. 아예 직업을 바꾸지 않는 이상은, 하나의 캐릭터로 그 캐릭터의 모든 전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보통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같은 액션을 반복하다 보니 금세 질린다는 단점이 있고, MMORPG는 캐릭터 하나를 키우는데 굉장히 손이 많이 가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기 부담스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이마는 두 장르를 합친 만큼 둘 모두의 단점을 다 가질 수 있지만, '가디언 시스템'을 통해 이런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던부터 파티플레이, PK까지, 있을 건 다 있다
아이마는 MMORPG인 만큼 '인스턴스 던전'이 있지만 다소 독특합니다. 보스방만 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필드 사냥으로 몬스터들과 숱하게 전투를 벌이는 만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인스턴스 던전은 보스와의 전투만 짜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보스 몬스터는 일반적인 몬스터와는 다른 다채로운 패턴을 보여주며, 높은 난이도에서 해치울 경우 더욱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스 전투만 있는 만큼 플레이 타임도 짧고 보상도 시간대비 효율적이지만, 입장 횟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것만 도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다른 MMORPG처럼 필드에서의 파티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다른 유저와 파티를 맺고 함께 필드 사냥을 하거나 인스턴스 던전을 돌 수도 있고, 전투 채널에서 함께 PK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파티를 맺으면 경험치 보너스를 얻거나 주사위를 던져 레어 아이템의 소유권을 정하는 등 기본적으로는 다른 게임의 파티플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자신이 착용할 수 없지만 파티원이 착용 가능한 아이템을 떨어뜨리려고 하면 파티원이 착용 가능한 장비라고 알려주고 선물하는 기능입니다, 여기서 선물을 선택하면 파티원에게 해당 아이템이 필요하지 않냐는 대화창을 띄워주고, 파티원이 해당 장비를 원한다면 그 이후 거래를 통해 파티원에게 아이템을 넘겨주는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15층까지 등장하는 몬스터를 모두 물리치는 도전 모드 '시련의 방'과 짧게나마 PVP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세심한 인터페이스에서 느껴지는 MMORPG에 대한 고민
KOG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MMORPG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이마의 인터페이스에서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특히, MMORPG를 하면서 가장 많이 헤매게 되는 길 찾기와 퀘스트, 아이템 구분에서 그런 배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동이동은 없지만 단순한 맵 구조와 뚜렷한 지역별 특성, 주요 기점마다 마련되어있는 포탈 등 길 찾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었습니다. 퀘스트 역시 각 퀘스트 위치와 거리를 안내해 주는 안내표시가 나오는데, 말을 걸어야 하는 NPC 뿐만 아니라 잡아야 하는 몬스터, 채집해야 하는 채집물의 위치까지 상세히 가르쳐줍니다. 퀘스트 완료 시 '귀환석 이용 권장' 메시지가 표시돼 유저가 먼 거리를 헛걸음 치는 일도 미연에 방지합니다.
아이템의 경우, 게임을 처음 접하면 이게 앞으로 필요한 아이템인지 아니면 그냥 상점에 팔아야 하는 잡템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안 그래도 부족한 인벤토리가 남아나질 않게 되죠. '아이마'는 이런 아이템의 구분이 확실합니다. 아이템 설명에 '팔아서 돈이 될 것 같다.'고 써있으면 그냥 다 갖다 팔면 되는 거죠. 뭐가 더 좋은 장비인지 아리송한 상황에서도 더 좋은 장비 위에는 '파란색 엄지손가락'이 표시돼 보다 수월하게 장비를 교체할 수 있었습니다.
사소하지만 확실히 도움이 되는 배려를 보니 KOG가 아이마를 개발하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횡스크롤 액션, MMORPG, 성공적
첫 인상은 이상한 게임이었지만, 하면 할수록 괜찮은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MMORPG에 횡스크롤 액션을 엮어 이리도 쉽게 풀어내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길가에 버려진 책에서 알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마의 세계에 대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지만 정작 메인 스토리가 게임 내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거나, 엔드 콘텐츠라고 할 만한 게 반복과 파밍이 이어지는 무한 던전 '유혹의 탑' 정도 밖에 없다는 점 등이 대표적입니다. 흔히 MMORPG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대규모 전쟁, 레이드처럼 많은 유저가 함께 즐길 만한 콘텐츠는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죠.
횡스크롤로 즐기는 레이드나 전쟁은 어떤 느낌일까요? 저는 상상도 안되네요. 그 동안 없던 '횡스크롤 액션과 MMORPG의 조화'가 어떤 미래를 가져올 지, 아이마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