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을 위해 숨겨둔 전술이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10일 창원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오리온스가 LG에 설욕했다. 1승1패.
가장 인상적인 부분 세 가지. 일단 트로이 길렌워터의 폭발. 37득점을 했다. 그리고 한호빈이 승부처에서 7득점을 집중, 오리온스를 구했다. 마지막으로 LG의 절대적 에이스 데이본 제퍼슨에 대한 수비였다.
1차전과 완전히 달랐다. 우선 이승현과 김동욱이 외곽에서 밀착마크한 뒤 골밑으로 침투하면 길렌워터나 리오 라이온스가 순간적으로 더블팀을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1쿼부터 줄곧 사용했다.
제퍼슨은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김종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8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하지만 4쿼터 막판 체력전 부담으로 이어졌다.
추 감독은 "일단 두 가지 효과가 있었다. 국내선수가 제퍼슨을 외곽에서 맡으면 공격의지가 많아진다. 즉, 미세한 LG의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반면 체력적으로는 더욱 다운된다"고 했다.
오리온스에게 유리한 체력전을 전개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 4쿼터 막판 제퍼슨의 클러치 능력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완벽하게 막진 못했지만, 경기흐름 자체를 오리온스에게 유리하게 끌고 올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추 감독은 "정규리그 마지막 6라운드에서 사용했던 수비방법이었다. 1차전에 사용하기는 조금 위험하긴 했다"고 했다.
익숙치 않은 수비를 쓰다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하지만 1차전에서 힘대결에서 패했다. 결국 변형전술로 제퍼슨과의 체력전을 유도, 성과를 냈다.
추 감독은 한호빈에 대해 칭찬했다. 그는 "기회가 오면 주저말고 쏘라고 지속적으로 주문한다. 그 부분에서 한호빈은 오늘 좋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