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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KIA의 실험, 3B 박병호-2B 김주찬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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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을 치르다 보면,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는 나란히 '플랜 B'를 준비시키고 있다.

넥센과 KIA의 연습경기가 열린 27일 일본 오키나와 긴스타디움. 양팀 선발 라인업에 유독 눈에 띄는 두 선수가 있었다. 바로 3루수 박병호와 2루수 김주찬이었다.

넥센 박병호는 과거 LG 트윈스에서 뛸 때 3루수를 본 적이 있다. 넥센 이적 후 1루로만 뛴 박병호는 지난해부터 이따금 3루 훈련을 했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본격적으로 3루수로 연습을 했다.

물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훈련이다. 지난해에는 출전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상황이었다면, 올 시즌은 다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넥센의 주전 3루수는 김민성. 3루 백업이던 윤석민이 유격수로 이동했다. 윤석민이 3루로 나설 수도 있지만, 경기 도중 교체 혹은 체력 안배, 부상 변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

KIA 김주찬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시절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내야에서 뛴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신임 김기태 감독과 논의 끝에 캠프 전 2루수 겸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박병호가 1루수로 뛰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주찬 역시 외야를 주포지션으로 하고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박병호와 김주찬이 3루와 2루에서 뛴 건 이날이 처음이다. 둘은 모두 나쁘지 않은 수비력을 보였다. 박병호는 2회말 무사 2,3루에서 KIA 최병연의 3루수 앞 땅볼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정확히 홈으로 송구했다. 3루주자 황대인은 태그아웃.

박병호는 5회 선두타자 최용규의 땅볼 타구를 처리할 때는 한 번에 글러브에 넣지 못했다. 정면타구였으나 바운드가 문제였다. 하지만 곧바로 살짝 위로 튄 공을 재차 잡아 정확히 1루로 송구했다. 결과는 아웃. 1루 송구도 나쁘지 않았다.

김주찬의 경우에는 5회 한 차례 타구가 왔다. 문우람의 평범한 땅볼 타구. 김주찬은 여유롭게 공을 잡아 문우람을 아웃시켰다. 아쉽게도 타구가 많지 않아 김주찬의 수비력을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둘은 5회를 마치고 나란히 교체됐다.

그래도 두 명 모두 '플랜 B'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시즌 때 이들을 3루나 2루에서 보는 상황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 여겨볼 만한 장면임에는 분명하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