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연출자 정지영 감독이 정권의 문화 통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정 감독은 최근 상영중인 영화 '미라클 여행기'의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한국 정권이 언론을 장악했다"며 그 실례로 "'그것이 알고싶다', '피디 수첩' 등 고발 프로그램을 현재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고발 내용이 최근 영화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는 이런 고발 프로그램에 목말라 하는 국민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빌 벨'같은 고발 영화 역시 현 정권은 검열을 하고 있다. 현 정권이 방송 장악에 이어 영화계 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영화관계자는 "과거에는 영화를 트는 것에 대해 한번도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며 "하지만 최근 영화 '다이빙 벨'이나 '천안함 프로젝트' 같은 영화를 틀 때 담당 공무원이 연락해 '틀지 말아라, 조심히 틀어라'는 등 영화판 검열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감독은 "'미라클 여행기'가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 정권의 영화 정책은 소통을 거부하고 하향적인 정책만 고수한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하소연했다. 소통을 강조하는 '미라클 여행기' 역시 최근 네이버의 영화 예고편 모자이크 강요, 멀티플렉스의 언론시사 거부 등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이에 대해 허철 감독은 "미라클 여행기는 바다에서 온 소라껍데기하고 사막에서 온 선인장이 만나서 살 수 있는 것처럼, 꼭 그런 세상이 되길 바라는 영화로서 소통을 강조하는 영화"라며 "하지만 세월호 참사, 강정마을 해군기지 등 정치적 키워드로만 부각되면서 정작 영화의 메시지는 왜곡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