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힐링'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만큼 치유해야 하는 상처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취업난, 맞벌이, 고령화 등의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쉼을 포기한 사람들을 뜻하는 이른바 '쉼포족'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쉼을 포기할 정도로 각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업계별 쉼포족에게 힐링을 가져다 주는 세대별 마케팅도 급증하는 추세다. 20대 청춘을 응원하는 힐링 토크쇼부터 워킹맘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사하는 드림 이벤트, 시니어 세대만을 위한 특별 아지트 마련까지, 지친 쉼포족에게 한 박자 쉼표를 찍어주는 유통가 힐링 마케팅을 소개한다.
▶취업, 연애 등 고민 많은 20대 청춘 응원하는 쌤소나이트 레드의 'RED Say' 힐링 토크쇼
연애, 결혼, 출산에 이어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한다는 '5포 세대'의 20대 청춘들은 사실상 이 5가지를 포기하는 동안 자연스레 휴식까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진정한 쉼포족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월 체감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인 12%에 육박했다고 하여, 연초부터 들이닥친 '취업 한파'에 청춘 쉼포족은 올해도 고달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대 청춘을 타깃으로 하는 힐링 토크쇼, 멘토링 세미나 등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30 청춘을 응원하고 이들과 밀접한 곳에서 소통하는 캐주얼 가방 브랜드 쌤소나이트 레드의 'RED Say' 캠페인은 청춘 응원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다. 쌤소나이트 레드는 'RED Say' 캠페인의 일환으로 오는 26일,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1부 행사로 오후 5시부터 배우 이민호와 함께하는 토크쇼를, 8시부터는 2부로 특별 멘토 6인과 힐링 토크쇼를 진행한다. 특히 힐링 토크쇼에서는 각 분야별 전문 멘토로 활약 중인 연애칼럼니스트 곽정은, 청년사업가 장진우 등의 인사들과 청춘 300명이 함께 취업, 연애, 창업 등 20대의 끝나지 않는 고민 분야를 아우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쌤소나이트 레드는 이번 행사를 통해 20대 쉼포족들의 다양한 사연과 고민을 듣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함께 공감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근과 육아에 지친 워킹맘에게 선사하는 꿀 같은 휴식, "설에도 누려~!"
맞벌이 부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업무와 육아 사이의 균형점을 맞추느라 고군분투하는 워킹맘들의 고충도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설 연휴에는 워킹맘은 물론 일반 주부들까지도 피할 수 없는 대표 쉼포족이 되고 만다.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명절증후군 타파를 위한 마케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
롯데백화점은 '로테맘스 다이어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주부 쉼포족들과 공감하고 일상을 나누며 지속적인 소통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는 설 맞이 주부 힐링 이벤트 '설상가상(賞) 어워드'를 통해 조금이나마 주부들이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오늘(16일)까지 설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명절과 관련한 이색 에피소드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설거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식기세척기', 명절에 겪은 설움을 쇼핑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롯데백화점 상품권' 등을 선물로 증정한다.
'힐링'하면 빠질 수 없는 호텔업계 마케팅도 다양하다. 럭셔리 호텔 스파, 여유 있는 브런치 등은 주부 쉼포족들의 빼놓을 수 없는 로망 중 하나이기 때문. 특히 최근에는 시댁에서 명절을 치르느라 고생한 주부들이 귀경길에 호텔에 들러 휴식을 취하는 신풍속도도 생겨나고 있어, 서울 인근에 위치한 호텔들이 이러한 'D턴' 쉼포족들을 겨냥해 설 패키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동탄 IC 부근에 있는 신라스테이 동탄은 스탠다드 객실 1박과 레스토랑 조식, 영화 티켓, 아베다 기프트 세트 등이 함께 구성된 '아내 사랑 패키지' 상품을,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판교는 객실 1박과 함께 카페 이용권, 스파&피트니스 마사지 이용권 등이 포함된 '힐링 루나 뉴이어 패키지'를 각각 선보였다.
▶시니어 세대의 당당하고 액티브한 삶을 위한 전용 아지트, 유한킴벌리 '골든프렌즈'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예상보다 이른 은퇴로 노후에 또 다른 일거리를 찾아야만 하는 시니어 세대 역시 쉼포족에 해당한다. 이에 사회 소외계층인 시니어 세대가 당당하고 열정적인 액티브 시니어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니어 세대의 나은 삶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달에는 요실금 전문 브랜드 '디펜드'를 통해 중년 여성 요실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극복을 돕고 자신감을 되찾아주자는 취지의 '레이디 액션' 액티브 시니어 응원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2012년부터 시니어 제품을 맘 편히 구매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골든프렌즈'란 공간을 운영 중이다. 골든프렌즈가 위치한 종로 허리우드극장, 안산명화극장 등 실버영화관 운영을 지원하며 시니어 쉼포족들의 여가생활도 독려하고 있다. 57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단돈 2천원에 60~70년대 추억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무료로 다과나 기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는 '골든프렌즈'를 단순히 판매숍에 그치지 않는 시니어들을 위한 아지트이자 새로운 울타리로 만들어 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속 각각 다른 이유로 지쳐있는 쉼포족에게 응원과 위로, 그리고 휴식을 줄 수 있는 세대별 맞춤 힐링 마케팅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며 "2015년 역시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쉼포족에 대한 응원 활동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